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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잉여놈팡이의 아빠되기 프로젝트, 넷플릭스 <아빠가 되는 중>
2021년 7월 6일 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어바웃 어 보이>(2002)의 폴 와이츠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아빠가 되는 중>은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 한 아빠의 성장을 따라가는 육아영화다. 2011년 매튜 로젤린이 쓴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회고록 ‘투 키스 포 매디’가 원작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아빠 ‘맷’을 연기하는 배우가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배우 케빈 하트라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도 주로 개그 담당 캐릭터를 맡아온 그가 ‘아빠’가 되다니,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빠가 된 케빈 하트의 모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싱글 대디 ‘맷’의 아빠 성장기를 단계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0.5 단계: 아직 아기 침대도 설치 못했는데

출산 전날까지 아기 침대도 설치 안 한 ‘맷’(케빈 하트)은 자칭 ‘잉여놈팡이’ 예비 아빠다. 아이가 거꾸로 자리하고 있어 빨리 수술해야한다는 의사와 걱정으로 가득 찬 아내 앞에서 중요한 게임이 있어 하루만 수술을 늦출 수 없냐고 농담하며 기어코 아내의 매서운 시선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아내는 무사히 수술을 마치는 듯했으나 얼마 가지 못해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아이와 단 둘이 덩그러니 남겨진 ‘맷’. 기저귀 가는 법도, 분유 타는 법도 모르는 초보 아빠인 ‘맷’은 과연 무사히 딸을 키워낼 수 있을까?
1단계: 제가 문제인가봐요

이제 막 첫발을 디딘 싱글 대디 ‘맷’의 모습은 짠하면서도 조마조마하다. 아기를 럭비공처럼 들어도 괜찮은 건지, 자장가로 알앤비 노래를 불러줘도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또 기저귀는 왜 저렇게 부푼 건지… 육아 경험이 없는 사람조차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직은 몹시도 많이 서툴지만 ‘맷’은 딸 ‘매디’(멜로디 허드)가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맷’도 성장한다. 결혼 후에도 싱글의 삶을 즐기던 ‘맷’이 자유를 포기하고 어엿한 아버지의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이 꽤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감동적이다. 다른 ‘싱글 맘’이 그렇듯 ’맷’ 역시도 밤새 뜬눈으로 아이를 돌보다 회사에서 잠들고 그 탓에 발표를 하다가 횡설수설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매디’를 위한 최선의 육아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한다거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초보 ‘엄마’들만 있는 모임에 참석해 조언을 구하는 등 ‘맷’의 ‘잉여놈팡이’ 시절에 비하면 대견하고도 대단한 발전이다.
2단계: 사실 이런 것들은 최소한의 도리일 뿐이야

그렇게 ‘매디’는 2% 부족한 아빠의 돌봄 속에 무럭무럭 자라 학교에 갈 나이가 된다. 엄격한 분위기의 학교에서 ‘매디’의 행보는 좀 특별하다. 시작은 속옷이었다. 삼각팬티 대신 트렁크를 입겠다고 고집 부리는 딸에게 ‘맷’은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매디’는 교복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남자아이들과 주먹 다툼을 하기도 한다. 엄마가 없어서 여자답게 행동하지 못한다는 교사의 발언에 ‘맷’은 심란해지고, 아내가 죽은 지 십여 년 만에 데이트에 나서게 된다.

순조로운 연애사업과 함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도 제법 능숙해진 ‘맷’. 그러던 어느 날 ‘매디’가 다치고 데이트 도중 뒤늦게 소식을 접한 그는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간다. 연인과 시간을 보내다가 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죄책감, 아내가 죽었던 병원에서 딸이 치료받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던 ‘맷’은 그간 자신의 육아방식이 “최소한의 도리였을 뿐”이라며 하나뿐인 딸에게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3단계: 아빠도 어디든 우리 딸과 함께할게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매디’에게 더 신경을 쓰기 시작한 ‘맷’은 직장에서도 승진하게 된다. 잦아진 해외출장에 ‘매디’를 장모님에게 맡긴 ‘맷’은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곳으로 출장을 간다. 그러나 남몰래 딸을 무척이나 그리워하며 고민하던 그는 결국 커리어를 포기하고 딸을 다시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맷’은 ‘매디’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뒤 헤어졌던 여자친구를 찾아가고 세 사람의 단란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결과적으로 <아빠가 되는 중>은 ‘자녀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의 육아 성장기’라는 클리셰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전개 역시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큰 위기도 없고 감정선도 단출한 편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맷’과 ‘매디’의 성장기를 따라가다보면 몇몇 감동 포인트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다면, 둘이서도 버거운 육아를 홀로 감당하며 한부모로서 부족한 자신을 자책하는 ‘맷’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보낼 듯하다. 아이가 없더라도 케빈 하트의 능글맞은 연기와 부성애(모성애)라는 인류 공통의 감정에 웃고 웃으며 관람할 수 있는 가벼운 가족영화다.

사진_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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