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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인 오버 미>릍 통해 살펴 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유전자
2018년 5월 23일 수요일 | 최경환 박사 이메일



소중한 사람을 잃은 남겨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
<레인 오버 미(2007)>


9.11 테러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찰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앓으며, 직업도 만나는 사람도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고독한 삶을 살아간다. 반면, 찰리의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앨런은 사랑스러운 가족을 가진 잘 나가는 치과의사지만,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찰리와 앨런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실의에 빠져 있는 찰리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운 앨런은 친구로서 그를 도와주고 싶어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자신의 슬픔과 고통에서 도망치기만 하던 찰리는 앨런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현실과 마주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 등에서 심적 외상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흔히 충격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증후군,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트라우마라고 불리우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약 7천2백 명 정도가 이 질환을 겪고 있으며, 연평균 3.6%의 증가율을 보이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1)

영화 속 찰리처럼 어떤 사람들에게는 심한 감정적인 외상으로 인해 PTSD가 유발되는 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외상을 제외하고 PTSD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유전자이며, 유전적 변이가 개인의 위험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FKBP5"로 알려진 유전자는 아마도 PTSD의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가장 좋은 사례일 것이다.(2)

FKBP5 유전자는 근본적으로 시상 하부 - 뇌하수체 - 부신 축의 조절 인자이며,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의 방출을 담당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하기 위해 코티솔을 여러 가지 다른 요소와 맞물려 방출하는 것인데, 이 과정의 기능 장애로 인해 시스템이 과도하거나 불충분하게 활성화되면 PTSD, 우울증 및 기타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PTSD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내의 변화가 서로 상호 작용하고, 환경과도 상호 작용하여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 있다. 유전자가 분자 수준에서 외상과 같은 환경 요인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생물학적 개념은 후성 유전학 (epigenetics)인데, 이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넓어지면 예방 및 치료 전략을 효율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최근 연구를 통해 PTSD 질환이 없는 사람과 진단된 사람들을 비교하여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3)

이 연구는 PTSD로 진단된 사람의 혈액에서 신체의 첫 방어선인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와 면역계를 작동시키는 단백질인 인터페론을 발견했으며, 이 면역 반응은 외상에 노출되기 전과 후에 나타남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의 다양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관련 유전자가 무엇인지, 이들이 어떻게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뒤에 정확한 분자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PTSD는 가장 예방 가능한 정신 질환 중 하나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PTSD에 대한 사람들의 유전적 위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면, 찰리와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참고 자료

1. http://www.km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155
2. Translational Psychiatry volume4, page 403 (2014) ㅣ https://www.nature.com/articles/tp201449
3. Molecular Psychiatry volume20, pages 1538–1545 (2015) ㅣ https://www.nature.com/articles/mp20159


아래는 알아두면 유용한 Tip!_편집자주(by 윤영식)

외상 후 스트레스를 다룬 영화들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지를 찾아보았다.
대표적인 영화로는 <람보>, <밀양>, <굿윌헌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이 있으며, 이 중 국내외 영화 대표 주자로 <밀양>과 <람보>를 살펴 본다.

<밀양(2007)>
제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초청작인 <밀양>은 상영 당시 엄청난 대내외적 관심사를 불러 일으켰다

<밀양>의 핵심 키워드.

남편이 죽었다. 아들도 죽었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그토록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를 유괴해 처참히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겠노라 다짐하지만 범인은 이미 하나님께 모든 죄를 용서받았노라고 밝게 말한다. 이에 삶의 가치체계와 의미를 모두 상실한다. 인간 본성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삶의 현장을 목도하게 만드는 트라우마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영화로 남는다.

<람보(1982)>
전형적인 PTSD 환자로서 주인공인 람보가 등장한다.
베트남에 참전했다가 영웅으로 귀국한 그는 전우부터 찾는데, 전우는 이미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한 뒤였고, 람보는 실의와 우울증에 빠지는데 마을 보안관은 이런 람보를 범죄자 취급하면서 감금하고 학대하는데, 이 과정에서 베트남전의 트라우마가 살아나게 되고 람보만의 전투가 벌어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베트남 참전 이후 PTSD 치료에 관심이 높아졌고 람보는 이런 사회적 세태를 반영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국민안전-국민건강_주제의 2018년 국무총리 정부업무보고안에 따르면, 국가 재난트라우마센터를 상반기에 신규로 설치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관리 등 국가 차원의 심리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레인 오버 미(2007, Reign Over Me)>

감독 : 마이크 바인더
배우 : 아담 샌들러 / 돈 치들 / 리브 타일러 / 제이다 핀켓 스미스
장르 : 드라마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3 분
개봉 : 2007-09-06 / 현재 IPTV 및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볼 수 있다

시놉시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찰리 파인먼
모두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9.11 사건. 찰리 파인먼 역시 그때 사랑스런 가족 모두를 잃은 후, 직업도 만나는 사람도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고독한 삶을 살아간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남자, 앨런 존슨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들을 가진 잘나가는 치과의사 앨런 존슨.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졌지만 그의 마음은 힘든 일과와 남편,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무겁기만 하다.
서로의 인생을 바꾸어줄 예상치 못한 만남…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찰리와 앨런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신나는 밤을 보낸다. 그러나 실의에 빠져 심한 고독에 갇혀있는 찰리는 쉽사리 마음 문을 열지 못하고, 친구로서 그를 도와주고 싶은 앨런은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하는데…과연, 그들의 삶은 변화될 수 있을까?


2018년 5월 23일 수요일 | 글_최경환 박사(kh.choi@edgc.com 무비스트)

- 이원다이애그노믹스 (EDGC) 전략기획팀, 이사 | Ph.D.
- 유전체 비즈니스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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