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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님아’ 감독의 머구리 잠수부 관찰기 <올드마린보이>
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올드마린보이>(제작:영화사 님아)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이 10월 24일(수) CGV 용산아이파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올드마린보이>는 강원도 고성에 자리 잡은 50대 머구리 잠수부 ‘박명호’씨의 삶을 관찰한 다큐멘터리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목숨 걸고 탈북한 그는 60kg의 잠수복을 입고 수심 30M 바다로 뛰어들어 문어와 해산물을 잡아들인다. 고질적인 잠수병에 시달리는 건 물론, 바닷속에서 생과 사를 오가는 경험을 수도 없이 겪어온 그의 이야기를 담는다. ‘머구리’는 한 가닥의 공기 공급 줄에 의지한 채 해산물을 잡아 올리는 심해 잠수부를 의미한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다큐멘터리 흥행 최고 기록을 세운 진모영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탈북자 출신 머구리 잠수부 ‘박명호’씨의 삶을 진실하게 전하는 동시에 문어를 비롯한 해산물 채취 과정을 수중 촬영한 유려한 영상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고태식, 이정준 수중촬영감독이 함께했다.

진모영 감독은 “통영가는 KTX에서 펼친 잡지에서 잠수병 때문에 장애인이 된 머구리 잠수부 이야기를 봤다.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머구리 잠수부가 배에 팔을 얹고 투구를 쓴 상태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사진 옆에 ‘식솔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에 두 다리의 자유를 내주어야 했다’고 써있었다. 그걸 본 순간 머구리 잠수부는 우리 인생에 대한 은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또 “촬영에 동의한 머구리 잠수부가 잠수병으로 병원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비를 받기 위해서 제작 마감일을 꼭 맞춰야 하는 상황인지라 급히 ‘박명호’씨를 만났다. 그런데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하더라. 그동안 (매체에)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자신은 그저 자본주의에 잘 정착한 ‘성공한 탈북자’로, 우리 사회의 우월성을 표현하는 데 이용된 것 같다고 했다. 남쪽에서 정착하며 겪은 고통스러운 이야기까지 다 하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촬영을 시작했다”며 섭외 과정을 전했다.

바다 촬영의 고단함도 증언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8시간 동안 배를 탔다. 그 작은 배에는 화장실도 없다. 겨울이면 강원도의 추위를 견디고 여름이면 아무런 그늘도 없이 쏟아지는 햇빛을 받았다. 멀미는 덤이다. 후회했다. 내가 왜 바다에서 촬영을 하려 했을까. 육지는 참 편한 동네였구나.(웃음) 동해는 무조건 깨끗하다고 생각했지만 바닷속 시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봄엔 미역과 해초가 포자를 터트리고, 아카시아 계절엔 물이 뿌예진다. 파도가 치거나 바람이 불면 찍을 수 없다. 원하는 장면을 얻어내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중 카메라맨이 바다에 들어가 있을 때 머구리 잠수부가 반드시 문어를 잡으란 법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3년을 찍었다”고 말했다.

고태식, 이정준 수중촬영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박명호’씨가 아주 큰 문어 두 마리를 잡아 올라오는 찍기 위해 고태식 감독이 급히 바다로 들어갔다. 간신히 건진 장면이라 너무 고맙다. 이정준 감독은 ‘박명호’씨가 문어를 잡는 모습을 (일반 관객이) 아주 이해하기 쉽도록 롱테이크로 찍어줬다. 보자마자 오프닝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멋진 장면을 만들어줬다. 그들과 함께 일한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진모영 감독의 <올드마린보이>는 11월 2일(화) 개봉한다.

● 한마디
- ‘저승에서 벌고 이승에서 쓴다’는 머구리 잠수부 삶이 전하는 묵직함과 문어 잡는 바닷속 영상이 선사하는 시각적 황홀함의 교차, 의미 있고 재미있는 다큐멘터리의 정석
(오락성 7 작품성 8)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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