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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헬조선 초상 담은 스펙터클 군상극 <군함도>
2017년 7월 20일 목요일 | 김수진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김수진 기자]
<군함도> 언론시사회가 7월 19일(수) 용산CGV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감독 류승완, 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이 참석했다.

<군함도>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군함도(일본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평범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하며 탈출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군함도는 태평양 전쟁 이후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으로, ‘지옥섬’ 또는 ‘감옥섬’이라고도 불린다. 군함도의 갱도는 해저 1,000m를 넘고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이었으며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되어 있었다. 비좁은 공간이었기에 체구가 작은 어린 소년들이 주로 강제 징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극중 군함도로 끌려갔지만 남다른 임기응변으로 생존하는 악단장 ‘이강옥’은 황정민이, 그의 하나뿐인 어린 딸로 순수하지만 당찬 모습을 지닌 ‘이소희’ 역은 김수안이 연기한다. 소지섭은 군함도에서 굴욕을 당하는 경성의 최고의 주먹 ‘최칠성’을, 이정현은 위안부로 끌려왔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게 스스로를 지켜내는 ‘오말년’을, 송중기는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아픈 역사를 알리는 걸 목표로 두긴 했지만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며 “(기획 단계에서) 순수하게 군함도의 이미지를 떠올려 봤을 때 그 안에서 펼쳐질 법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함께 떠올랐고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은 오히려 작업하는 과정에서 생겼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또 강제 징용된 조선인의 다양한 군상을 드러낸 시도에 대해 “여러 가지 면모를 묘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국적이 아니라 개인에 더 집중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소재를 이분법적으로 혹은 진영논리로만 자극적으로 비추는 방식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통에 나약한 자들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강한 자들은 얼마나 나약해 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과거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갖길 원한다”며 “이미 오래 전에 청산됐어야 할 문제들이 유령처럼 떠돌면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잡아먹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군함도 탈출기는 헬조선 탈출기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김수안과 부녀 연기를 펼치게 된 소감에 대해 “수안이와의 호흡은 매우 수월했다. 똑똑한 친구다”며 “내게도 아이가 있다 보니 함께 논다는 느낌으로 (부녀 연기)에 접근했다.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의 칭찬세례에 “난 사발 정도의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을 만나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항아리처럼 그릇이 커졌다. 내가 촬영 현장을 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게 바로 공동 작업의 묘미가 아닐까”라면서 “덕분에 촬영 기간 내내 힘을 낼 수 있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영화에도 잘 담긴 것 같다. 벅차다”고 화답했다.

송중기는 극중 슈퍼히어로 같았다는 평에 대해 “그렇게 보이기 위해 연기하지 않았지만, 결과물을 보니 공감 가는 부분도 더러 있다”며 “’박무영’은 오늘 날로 치면 특수부대 소속으로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함도에 간 인물이나,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조선인들을 보면서 점차 인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연기는 황정민 선배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슈퍼히어로는 바로 선배님이었지 않나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수안은 황정민과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에 대해 “(황)정민 아빠에게는 (실제로도) 츤데레 같은 모습이 있다. 챙겨줬다가도 혼내고 그랬다.(웃음) 그래서 더 친근했다. 진짜 아빠 같아서 (때리는 신에서는) 정말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지섭은 오랜 공백기 끝에 멀티캐스팅 블록버스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군함도> 출연은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결정했다. 그래서 멀티캐스팅 사실은 몰랐다. 막상 촬영을 해보니 여러 배우들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매력을 알게 됐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군함도>와 같은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정현은 소지섭과 작업하게 된 소감에 대해 “소지섭 선배는 현장에서 ‘칠성’ 그 자체였다. 덕분에 몰입하기 편했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연기를 맞추거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음에도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에 처음 도전했다. (소지섭 선배가) 주의할 점을 알려주며 매사 안전을 생각해줬다. 정말 매너가 좋은 분이다. 같이 연기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말년’ 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실제 군함도에도 일본인을 위한 유곽이 존재했었다”며 “’말년’은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당당히 맞서고 조선 소녀들에게 있어서 정신적 지주 같은 인물이다. 그래서 더욱 끌렸다”고 답했다.

<군함도>는 오는 7월 26일 개봉된다.

● 한마디
- 류승완x황정민 식 톤앤매너로 신파를 잠재운다. 역사 왜곡을 견제하며 음악, 세트, 액션 삼박자를 갖춘 스펙터클 오락물의 표본을 완성시켰다. 오늘 날 헬조선의 초상까지 직설 화법으로 전하는 스피디한 군상극이다.
(오락성 9 작품성 6)
(무비스트 김수진 기자)

- 국뽕과 감성팔이 없다고 누가 말했나!
(오락성 7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 부성애, 멜로라인, 민족감성 등 보편적인 감수성을 얽어 역사적 비극을 환기한다. 대중성은 확실히 담보하지만, 통쾌한 오락성이 미덕이던 류승완 감독의 연출색깔이 이야기와 이질감을 드러내는 몇몇 지점은 아쉬운 대목.
(오락성 8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7년 7월 20일 목요일 | 글_김수진 기자(Sujin.ki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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