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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대 요정' 오달수를 향한 사심 REPORT! <대배우> 오달수
2016년 4월 5일 화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천만 영화 7편 출연, 누적관객 1억 4,669만 4,172명의 배우. 오달수는 영화인생 14년, 연기인생 26년 만에 <대배우>의 원톱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줄거리 못지않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을 그의 필모그래피. 오달수의 연기 인생을 되짚어봤다.


#1990. 연기 인생의 시작
1968년 출생해 올해로 47세를 맞은 오달수, 그의 배우 경력은 자그마치 26년이나 된다. 배우로 산 날이, 배우가 아니었던 날보다 더 많은 그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했다. 1990년, 부산 가마골소극장에 인쇄된 포스터를 배달하러 갔던 게 계기였다. 그곳에서 오달수는 연극을 연습하는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이윤택 선생은 그런 오달수에게 연기를 하라고 제의한다. 이후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그는 연극 ‘오구’의 문상객1을 맡았다. 대사도, 행동도 없이 무대 한 켠에서 가만히 있는 엑스트라 역이었다. 그로부터 7년 후 오달수는 ‘오구’의 주인공격인 ‘맏상제’ 역을 맡기에 이른다. 입단한지 7년만의 일이었다. 연극에 대한 그의 열정은 사그라질 줄 몰라 2000년에는 ‘신기루만화경’이라는 극단을 창립하기도 했다. 어느덧 연극인보다는 영화인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후배들의 성원 속에 오달수는 신기루만화경의 종신 대표까지 맡으며 연극판을 떠나지 않고 있다.

#2002. “야, 이 새끼야, 카메라에 안 잡히잖아!”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단역을 맡다!
연극판에서 잔뼈 굵은 오달수가 영화판으로 넘어온 건 2002년, <해적, 디스코왕 되다>를 통해서였다. 영화의 ‘뻘쭘남’으로 데뷔한 오달수는 혼이 나는 게 일상이었다. 연기를 시작한지 12년이나 된 그였음에도 장음, 단음을 구분하는 것은 물론 카메라 앵글에 잡히도록 서 있는 것조차 오달수에겐 힘겨웠다. 칠순이 다 된 카메라 감독에게 욕을 먹기도 예사였다. 그렇게 연기를 배운 그는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 출연하게 된다. 이 인연을 시작으로 <올드보이>의 ‘철웅’ 역을 맡게 된 오달수는 영화의 명대사를 날렸다.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애매모호하게 연기해달라는 박찬욱 감독의 디렉션이 생애 가장 명쾌한 디렉션이었다고 말하는 오달수는 이후 박찬욱 감독과의 인연을 지속한다.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에 잇달아 출연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허전해서 보니까 오달수가 없더라”라는 말이 수긍이 가는 이유다.

#2006. 다작요정의 탄생!
영화판에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오달수는 2006년, 무려 9편의 영화에 출연한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는 괴물의 목소리 역으로 출연하며 연극인다운 발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렇게 다작요정으로 발돋움 하는 데에는 2005년의 영화들이 한 몫 했다. 특히 <달콤한 인생>에서의 러시아 무기 밀매상 ‘명구’ 연기는 오달수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달수의 ‘명구’는 본인이 직접 말했듯 “지하세계에 존재하지만 아주 허접해서 남을 해치지 않을 것 같은 악당, 굉장히 연민이 가는 인물”이다. 이 외에 <마파도>,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대중은 물론이거니와 평단에게서도 인정받은 덕분에 그는 다작요정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수상경력이 쌓이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오달수는 2005년 <마파도>로 제 6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남우조연상을 받고 2006년 <음란서생>으로 제27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2012. 다작요정, 드디어 천만요정 되다!
2012년은 오달수 최고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11편에 출연한 것도 모자라 ‘천만요정’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까닭이다. 그것도 그냥 천 만이 아니다. 무려 2천 만이다. 오달수는 한 해 동안 <7번 방의 선물>과 <도둑들>로 잇달아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앞서 <달콤한 인생>의 ‘명구’처럼 <7번방의 선물>에서도, <도둑들>에서도 오달수는 어딘지 친숙하고 정감 가는 악당을 연기했다.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감방의 왕고임에도 글을 읽을 줄 모르는 게 콤플렉스인 ‘소양호’, 중국어로 호통 치다 된통 당하는 ‘앤드류’ 등을 맡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5. 천만요정? 이제는 ‘억 대 요정!’
그리고 2015년, 오달수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세운다. 천만 요정을 넘어서서 억 대 요정을 기록한 것이다. 2015년 11월까지 스크린에서 배우 오달수를 만난 관객은 무려 1억 4,669만 4,172명에 달한다. 단역이나 우정출연, 특별출연은 제외한 수치다.

“운이 좋아서 그래요. 운이 좋은 게 가장 어려운 거죠”. 오달수는 본인이 흥행 대박 영화들을 잇달아 만난 것이 운이 좋아서 그렇다 말하지만 운만으로 내리 4년 동안 천 만 영화를 만나기란 힘들다. 몇 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는 그는 2013년 <변호인>, 2014년에는 <국제시장>, 2015년에는 <암살>과 <베테랑>을 찍으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6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다. 이 외의 영화까지 합한다면, 동시기에 오달수가 출연한 영화는 무려 21편에 달한다. 영화 한 편 당 촬영기간이 약 3개월임을 감안했을 때 몇 년 간 제대로 쉬어본 적 없다는 오달수의 발언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변호인>에서는 ‘박동호’ 역을 맡아 주인공 ‘송우석’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국제시장>에서는 주인공 ‘덕수’의 절친 ‘달구’ 역을, <암살>에서는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의 곁에서 약방의 감초같은 ‘영감’ 역을, <베테랑>에서는 ‘서도철’의 까칠하지만 의리 넘치는 지지자 ‘오 팀장’ 역을 맡았다.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인간미 넘치는 조력자 역. 다시 말해 오달수는 인간미 있는 친구, 악당으로서 영화에 재미를 더해왔다는 것이다.

#2016. 오달수에 의한, 오달수를 위한, 오달수만이 해낼 수 있는 영화 <대배우> 장성필
오달수 특유의 인간미는 오달수 특유의 캐릭터를 만들어 왔다. 악역인데도 밉지 않은, 친구라면 믿을 수밖에 없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이 그것이다. 비록 고생하고 넘어지고 깨지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오달수 특유의 선한 캐릭터는 대중들을 울고 웃겼다.

<대배우>는 그런 오달수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다. 오달수가 원톱주연으로 맡은 ‘장성필’ 역은 대학로에서 정통연기를 하고 있지만, 재능도, 명성도 없는 인물이다. 그러다 결국 생계를 위해 깐느 박의 오디션을 보지만 이 역시 좌절되고 결국 납치극마저 벌인다는 설정이다.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던 윤제문과 '깐느 박'으로 분한 이경영이 합류한 <대배우>가 또 한 번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6년 4월 5일 화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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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이종훈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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