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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블랙은 ‘포’다!” <쿵푸팬더3> 기자간담회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잭 블랙은 ‘포’다!” <쿵푸팬더3> 기자간담회

<쿵푸팬더3>(제작: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10시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인영 감독과 ‘포’의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 잭 블랙이 참석했다. 이 날 기자회견은 잭 블랙의 익살스러운 몸짓과 유머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쿵푸팬더3>는 쿵푸하는 팬더 ‘포’가 용의 전사로서 마을을 지키는 활약상을 다룬다. ‘포’의 창조주 여인영 감독은 <쿵푸팬더>의 스토리를 총괄하다 <쿵푸팬더2>부터 연출을 맡았고 공동 감독인 알레산드로 칼로니는 <쿵푸팬더2>의 스토리 아티스트를 역임했다. 잭 블랙은 <쿵푸팬더>를 시작으로 <쿵푸팬더3>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포’의 목소리 연기를 해왔다.

현재 <쿵푸팬더> 시리즈는 명실상부 드림웍스 최고 흥행작이다. 2008년 개봉한 <쿵푸팬더>는 467만, 2011년의 <쿵푸팬더2>는 506만 명을 동원해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을 거뒀다. 전 세계적으로도 13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여 경쟁력을 입증했다. 영화의 인기는 영화의 설정을 모방한 아류작이 등장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최근 해외의 한 애니메이션은 ‘포’와 비슷한 외양을 지닌 다른 동물을 내세워 쿵푸 전사로서 마을을 지킨다는 설정을 그대로 차용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래는 여인영 감독, 잭 블랙과의 일문일답.

인사말 부탁 드린다.
잭 블랙: 비행기 내리자마자 따뜻하게 맞아줘서 정말 감사하다. 대단한 체험이었다.

20일 오후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의 ‘<쿵푸팬더3> 레드카펫’ 퍼포먼스가 인상 깊었다. <쿵푸팬더>의 실사 연기도 잘할 것 같은데 실사영화가 제작된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나?
잭 블랙: 수 많은 사람들이 레드카펫에서 날 환영해줘서 놀랍고 영광이었다. 정말 쇼킹하고 기뻤다. 영화를 사랑하는 분이 한국에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쿵푸팬더>의 실사화를 어떻게 한다는 건가? 내가 팬더 의상을 입고 연기해야 한다는 건가(웃음)? 만일 실사 영화가 제작된다면 정말 웃기겠다. 촬영하긴 어렵겠지만(웃음).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촬영할 예정이라 들었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 건가?
잭 블랙: ‘무한’ 도전이라하면 그 이상이 있을 수 없는, 극한의 도전이라는 게 아닌가(웃음)? 이보다 더 큰 도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두렵기도 하다. 내가 가서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생존하길 바랄 따름이다. 마치 전사처럼 해내겠다(웃음).

잭 블랙은 발랄 쾌활한 배우의 대명사다. 40대 중반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단 <쿵푸팬더> 시리즈뿐 아니라 <구스범스>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비결이 뭔가?
잭 블랙: 최고의 극찬이다. 하지만 난 내가 젊어 보이는지를 잘 모르겠다. 어제 성룡을 만났는데 환갑이신데도 불구하고 나보다 동안이시더라. 내게 젊음의 비결을 묻는다면 아마도 긍정과 열정(웃음)? 혹은 치즈버거? 살이 많이 찌면 주름이 안 생기잖나. 한국에도 치즈버거가 많겠지(웃음)?

‘포’의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잭 블랙: ‘포’는 항상 나에게 영원한 젊음과 소망, 그리고 순수와 따뜻함의 상징이다. 때문에 ‘포’를 연기할 때면 내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내가 록스타나 배우를 꿈꾸고 유명한 배우들을 우러러 볼 때를. ‘포’는 나와 마찬가지로 쿵푸의 우상들을 우러러 보며 성장하는 캐릭터다. 나의 10대, 내 사춘기 시절을 보는 것 같다.

<쿵푸팬더3>의 주제는 다소 동양철학적이다. “나는 누구인가?”, ‘기’와 같은 주제가 그렇다. 여기에 대해 공부한 게 있나?
잭 블랙: 내가 잠시 묵상 좀 하겠다. 아, 나는 누구인가……. 사실 이 질문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인생을 살아가며 무엇을 할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 등 말이다.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물음이다. 사실 난 아직도 내 정체성에 대해 확고하지 않다. 삶의 미묘한 비밀 같은 게 아닐까.

<쿵푸팬더>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더빙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자녀들이 아기 팬더 목소리 역도 했다더라. 이들과의 더빙 작업은 어땠나?
여인영 감독: 일단, 안젤리나 졸리의 자녀들과 함께 작업하게 돼 너무 기뻤다. 아이들은 정말 귀여웠고 항상 웃고 있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실제로 아이들을 간지럽혀서 웃게 하는 것을 영화에 넣기도 했다. 온 가족이 영화에 참여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쿵푸팬더>를 만들며 참고한 작품이나 제작과정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여인영 감독: 제작진과 함께 중국의 청성산을 방문했다. 그 곳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다. 많은 영감을 받았다. 특히 안개가 낀 산에 들어가자 갑자기 안개가 걷히고 마을이 드러나는 광경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때 본 것을 바탕으로 ‘포’가 팬더마을에 처음으로 들어설 때의 광경을 연출했다.

‘카이’는 악당이 된 소다. 아시아에서 소는 유순한 동물의 대명사다. 굳이 소를 악당으로 설정한 이유는 뭔가?
여인영 감독: 그렇다. ‘카이’는 황소다. 이전작의 악당들은 각각 고양이와 새였다. 이번에는 고양이와 새가 아닌 새로운 동물로 악당을 만들고 싶었다. 소는 힘이 세고 크며 초능력이 있는 동물이다. ‘포’가 이기기 힘든 속성의 동물이다. 그렇기에 악당으로 캐스팅했다. ‘카이’를 연기한 J.K. 시몬스가 캐릭터에 유머감각을 더해줬다.

감독님은 잭 블랙을, 잭 블랙은 감독님을 어떻게 평가하나?
여인영 감독: 잭 블랙과 함께 작업한지 벌써 12년이나 됐다. 우리는 이 캐릭터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이 캐릭터가 특정 상황에 투입되면 어떻게 반응할지를 안다. 특히 잭 블랙은 ‘포’ 그 자체다. 잭 블랙한테 ‘포’가 이러저러한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물으면 그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 준다. 그 순간 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고 있는 거다. 연기 자체에도 마치 실제의 ‘포’처럼 즉흥적인 요소가 많다. 이를테면 ‘포’가 스쿠두시라는 동작을 한다. 이것 역시 잭이 연기한 것이 너무 좋아 영화에 넣은 것이다.
잭 블랙: 여인영 감독님은 정말 훌륭하다. 훌륭한 감독일 뿐 아니라 훌륭한 스토리 작가이며 또한 좋은 아티스트다. 그림을 정말 잘 그려서, 이 작품이 어떻게 연출되고 있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러면 난 그림을 보고 그림대로 연기하려 노력한다.

‘포’ 말고도 개성있고 재밌는 캐릭터가 많다. ‘포’ 이외에 욕심나는 캐릭터는 없나? 자녀들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던가?
잭 블랙: 우리 아이들은 무적5인방을 좋아한다. 그중 ‘몽키’를 제일 좋아하더라. 욕심나는 캐릭터를 고른다면 난 악역 ‘카이’를 연기하고 싶다. 악역 연기는 정말 재밌다. “우하하하…….”

<쿵푸팬더3>에서 ‘포’가 자신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게 와 닿았다. 이 대목을 어떻게 이해했나?
잭 블랙: 보통 액션물에서는 주인공이 정말 마초적이기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 반면 ‘포’는 섬세하고 따뜻한 캐릭터다. 영웅이면서도 인간적이고 연약한 점이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그리고 복합적인 도전을 맞닥뜨린다. 다른 차원에서 온 악당에 맞서야 하는 것은 물론 제자에서 스승으로 성장해야 하며, 어른이 돼야 한다. 아이들이 보기에 유의미한 이야기다. 고향을 떠나 일을 하고 취직을 하는 우리네 삶과도 닮아 있는 것 같다.

여인영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이라 들었다. 한국에 방문한 감회가 어떤가? 차기작은 어떤 것을 준비하고 싶나?
여인영 감독: 서울에 방문할 때면 마치 고향에 온 것 같다. 말로 형용할 수 없다. 한국 분들이 얼마나 겸허하고 따뜻한지, 한국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를 매번 느낀다. 잭 블랙과 한국에 방문한 건 처음인데 함께 방문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난 한국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언젠가는 실사 영화, 특히 액션 영화를 연출해보고 싶다. 한국에서 연출할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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