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노이즈>는 EVP라는 실존하는 심령과학을 이용해 기존의 심령 영화와는 다르게 만들었다. 사실 과거의 심령 영화들은 몇 가지 공식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악마 혹은 악령이 주가 되는 공포물로 그들은 빙의를 통하거나 보이지 않는 존재 스스로 사람을 죽이거나 사람들 서로 죽이도록 만든다. 또한 심령 영화들은 절대적인 비과학적 요소들로 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결과는 사람의 의지로 이겨내거나 반대로 그 현상에 동조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 <유혹의 선>으로 알려진 <Flatliners>를 시작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심령을 다룬 영화들이 등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새로운 영화들의 특징은 기존의 심령물의 특징들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영화적 요소들을 가미시켜 복합장르의 성향을 가졌다는 것이다. <화이트 노이즈>도 이런 새로운 장르의 한 축을 이루는 작품으로 여러 가지 장르적 성향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보이지 않는 영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라는 과학적 요소를 가지고 있고 또한 연쇄살인범의 등장을 통한 스릴러의 형식을 악한 영혼들을 이용한 미스터리 공포 등을 다루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장르적 특성을 포함시키는 복합 장르적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어있다.
<화이트 노이즈>는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포가튼>식의 반전도 가지고 있는데 이 부분이 영화의 매력을 손상시키는 부분이나 감독의 상상력만큼은 큰 점수를 받을만하다. 영화의 성격상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복잡하고 얼기설기 꼬여있는 영화에 대해 모두 밝혀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다른 관객들을 위해 결과를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마이클 키튼 이란 명배우 때문일 것이다. 그리 인상적이거나 엄청난 열연을 보여준 것은 아니나 행복한 모습부터 완전히 이성을 잃은 흔한 말로 실성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영화의 맛을 살려주기에 충분하다. 결국 미스터리한 존재에게 이용당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대응하고 분석하는 성격을 통해 관객들에게 미묘하고 복잡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전해 주지만 그 느낌. 왠지 시원하지도 불쾌하지도 않은 그 느낌이 <화이트 노이즈>의 매력이다.
너무 가벼운 영화도 너무 무거운 작품도 싫고 어느 한 가지 장르 영화에 빠지기 싫어하는 관객들에게 잘 어울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