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문외한일지라도 이 영화의 제목인 <코러스>가 주는 함축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가 음악 영화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음악 영화라고 해서 관객들에게 음악적인 것만을 강요하는 생뚱맞은 영화는 결코 아니다. 한마디로 표현해 재미있다. 또한 극적인 구성 요소도 있고 반전도 있으며 연출력도 탁월하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과 모티브는 동일하지만, < 꽃피는 봄이 오면 > 이 실제 강원도에서 있었던 이야기라면, < 코러스 > 는 실제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픽션으로 탁월한 음악과 잔잔한 재미로 성공한 영화이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이미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코러스 합창단은 프랑스 전역을 순회공연을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는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귀향하는 어느 음악가의 추억에서 시작한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 같아서 언제나 아름답고 가슴 저린다. 실패한 작곡과 마티유는 별 볼일 없는 기숙학교의 임시 교사로 부임해 온다. 그러나 마티유를 맞는 학교 분위기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차가운 교장과 난장판인 아이들, 하지만 마티유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난장판에서 아이들의 음악적 잠재력을 발견한 마티유는 우여곡절 끝에 합창단을 조직하였고 아름다운 화음으로 아이들의 마음의 벽을 허문다.
“영화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라는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의 말은 영화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며, 최근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총체적인 비리를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마티유 선생님이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들의 가슴을 적시기에 충분하다.
<코러스>의 영화 음악은 작곡가 부루노 콜라와 감독인 크리스토퍼 바라티에가 맡았다 부루노 콜라는 <마이크로 코스모스> 와 <히말라야> 로 2번이나 프랑스 최고의 세자르 음악상을 받은 대 작곡가이고 크리스토퍼 바라티에는 파리 음악 학교를 졸업한 후 클래식 기타로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까지 한 음악가였다가 영화감독이 된 매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부루노 콜라와 크리스토퍼 바라티에는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을 위해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영화에 출연할 소년들을 찾아 다녔는데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주인공 모항주 역을 맡은 장 밥티스트 모니에로 그가 속한 성 마르크 소년 합창단은 이 영화의 OST 에도 참여하였다.
OST 에는 영화에 등장하였던 소년 합창단의 노래들이 총 21곡이나 실려 있는데 그 중의 하이라이트는 이 영화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코러스>는 지난해 유럽 영화제 최우수 음악상을 받았고 프랑스에서만 150만장의 판매를 기록하였으며, 현재 2월 28일에 열리는 아카데미상에도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과 함께 최우수 음악상 후보에 올라있다. 그들의 조상인 장 필립 라모가 아름다운 오페라와 합창 음악으로 전 유럽을 감동시킨 것처럼 <코러스>는 순수하고 맑은 소년들의 화음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장 밥티스트 모니에르의 목소리 듣는 거 하나로도 이 <코러스>의 OST는 누구에게나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장의 영화 티켓으로 이렇게 훌륭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추천곡
* VOIS SUR TON CHEMIN/ LOOK TO YOUR PATH
* LA NUIT / THE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