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는 킬러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녔던 ‘레옹’과 어린 아이지만 이미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린 소녀 ‘마틸다’의 이야기를 다룬 <레옹>은 서울에서만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며 여전히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레옹>의 흥행으로 인해 ‘장 르노’와 ‘나탈리 포트만’은 익숙한 이름이 되었고, 누구보다 활발하게 스크린을 누비고 다닌다. 특히나 ‘나탈리 포트만’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연히 모습을 바꿔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슬프지만 강렬한 눈빛을 지닌 소녀에서, 대중을 사로잡는 스타가 된 그녀가 지금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극장가가 가장 분주한 시점인 설날, 우리에게 아주 강렬하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더 가까이 스크린을 물들인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소녀
나탈리 포트만을 얘기할 때 그녀의 데뷔작인 <레옹>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녀의 매력을 가장 돋보이게 카메라에 담아낸 작품이 <레옹>이고 그 때문에 그녀는 스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체구에 성숙한 마스크를 지닌 그녀는 깊은 눈 만큼이나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자리 잡았다. 비슷한 또래의 스타들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우를 범하는 동안 나탈리 포트만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더불어 작품에 대한 해안으로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 간다.
최고의 감독들이 원하는 그녀의 연기
나탈리 포트만과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은 하나같이 스타 감독들뿐이다. <제 5원소>, <레옹>의 ‘뤽 베송’을 비롯해 <히트>, <콜래트럴>의 ‘마이클 만’, <가위손>, <화성침공>의 ‘팀 버튼’, <애니홀>,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의 ‘우디 알렌’, <워킹걸>, <클로저>의 ‘마이클 니콜슨’ 등 그녀는 언제나 최고의 감독을 선택했고 그녀는 감독들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연기로 증명해 보였다.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보다는 작품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 좋은 감독을 만나는 것임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이다. 그녀는 매번 다른 이미지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쌓았다.
빼어난 감독들과의 작업은 또한 그만큼의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으로도 귀결 될 수 있다.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수잔 새런든’, ‘잭 니콜슨’, ‘애슐리 주드’, ‘쥴리아 로버츠’, ‘쥬드 로’, ‘이완 맥그리거’ 등이 그녀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탈리 포트만이 얼마나 가능성 있는 배우인지를 칭송했다. 그녀만이 가진 후광이 필시 존재 한다고도 했다. 그리고 그 힘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다. 선배의 입장에서 그녀의 성장은 도전이면서도 앞으로의 미래다.
드디어, 세기의 연인으로!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의 연인으로 등장한 그녀는 강인하면서도 연약한 여성의 모습을 여과 없이 선보인다. 그리도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약간의 섹스어필까지 더해져 그녀의 성장을 영화와 함께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오는 5월 세계적으로 동시 개봉 예정인 세번째 에피소드는 그녀와 다스베이더와의 사랑에 집중 포커스를 두고 있단다. 이제 그녀는 단순히 가능성을 잔뜩 품은 풋내기가 아니라 진정 세기의 연인으로 거듭났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중적인 성공 이후에도 그녀는 <노블리>, <콜드 마운틴> 같은 작품에 모습을 드러내며 <스타워즈>로 굳어질 지도 모르는 자신의 이미지를 끊임 없이 변주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비교적 성공적이었고 단순히 ‘마틸다’에서 ‘아미달라’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골든글로브가 인정한 – 클로저
나탈리 포트만이 이번 골든 글로브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자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너무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서 그녀의 연기가 훌륭했다고는 하나 그렇게까지 주목을 받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작 <클로저>에서 그녀는 소녀의 매력을 막 벗어난 여인으로 등장해 천사 같은 미소와 요부 같은 섹시함을 동시에 선보이며 극의 흐름 속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함께 출연한 ‘줄리아 로버츠’나 ‘쥬드로’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영역을 만들어 낸 나탈리 포트만은 당연지사 아카데미 영화제에까지 도전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빨강머리로 등장해 지우기 힘든 인상을 남긴 나탈리 포트만은 진정으로 성공적인 성인연기자가 되었다. <클로저>는 필시 박스오피스의 성적을 떠나 그녀에게 가장 큰 의미가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2000만 달라 클럽에서 최고의 여배우로 칭송 받고 있는 ‘줄리아 로버츠’와 남자를 놓고 싸워야 하는 판국이니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겠지만 영화를 보면 솔직히 ‘줄리아 로버츠’ 보다 나탈리 포트만이 훨씬 돋보인다. 어쩌면 그녀는 여우 조연상이 아닌 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어야 했던 건지도 모른다.
이미 정상에, 하지만 더욱 기대가 되는
나탈리 포트만의 2005년 라인업은 <스타워즈 에피소드3>을 비롯해 벌써 다섯편에 이른다. 물론 프리 프로덕션까지 포함된 내용이지만, 각각의 작품들은 너무도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이미 스타에 반열에 올랐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떤 작품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모르는 그녀의 선택은 나탈리 포트만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1981년생. 이제 23년 하고도 몇 달의 세월을 간직한 나탈리 포트만. 채식주의자임을 내세우고 학업을 위해 작품활동을 쉴 정도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그녀이기에 이미 정상에 서 있지만 앞으로의 그녀는 더욱더 기대가 된다.
다양한 이미지로 가득찬 그녀의 고혹적인 미소는 기어코 스크린을 잠식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위해 끊임 없이 변신을 시도할 것이다. 더 새롭고 더 멋진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