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세 주인공 최민수ㆍ고현정ㆍ박상원을 정확히 10년 만인 2005년 초부터 주말 브라운관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게 됐다. 한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의 황금시간대인 주말에 각자 드라마의 명운을 걸고 헤쳐모이게 돼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들의 브라운관 입성은 마치 조금씩 기대를 부풀려가듯 순차적이다. `모래시계`에서 태수 역을 맡아 “나 지금 떨고 있니"라는 대사를 유행어로 만들었던 최민수는 현재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에 신률 역으로 출연 중이며, 아직 38회가 남은 상태라 내년 2월 말~3월 초까지 방영이 계속된다. 다음으로 가세하는 이는 `모래시계`의 검사 우석 역을 열연했던 박상원으로, 오는 27일 첫 전파를 탈 SBS 대하드라마 `토지`에 주요 배역인 용이 역으로 출연해 극의 인기를 견인하게 된다.
`모래시계`의 대히트를 이끈 세 주인공의 재회는 극중 혜린 역으로 아직도 30대 이상 남성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돼 있는 고현정의 복귀로 완성된다. 고현정은 내년 1월 8일 첫 방송되는 SBS 특별기획 `봄날`의 여주인공 서정은 역으로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안방에 돌아온다. 이로써 `모래시계` 3총사는 주말 드라마 시청자들 앞에서 불꽃 튀는 선의의 연기경쟁을 펼치게 된다.
한편 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봄날` 제작발표회를 통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고현정은 “봄날엔 꽃도 피지만 바람도 많이 분다"며 그간 자신이 겪어온 신산한 세월을 드라마의 제목을 빗대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그는 “내 인생 제2의 봄날을 맞고 싶다"는 말로 복귀에 대한 기대를 밝히면서 “지금의 마음으로는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며 드라마 `봄날` 이후에도 연기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최대환 기자/헤럴드 경제(cd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