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보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정신영역과 관련되어진다. 내 영화들은 로마시대 경기장처럼 정신적인 고대 전투 장이자 인간의 욕구를 능동적으로 배출해내는 장소다."
비급 고어영화의 대부인 허셀 고든 루이스(Herschell Gordon Lewis ,고어의 마법사(The wizard of Gore,1972)>‘)감독의 근사한 말입니다. 괜찮은 줄거리와 긴장, 미스터리가 잘 짜여지면 전율이 입니다.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이자 고어 이미지는 전율을 극대화 시킨다고 봅니다.
젊은 신부 메린은 2차 대전동안 홀로코스트를 목격하면서 신앙을 잃습니다. 그 후 메린은 이집트의 고고학자가 되어 성궤를 찾으러 떠나는 영화<레이더스Raders of the Lost Ark,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인디아나존스박사처럼 아프리카의 사막으로 길을 떠납니다. 계약을 맺는 순간 거부할 수 없는 힘이 그를 당겼고 케냐의 모래사막 지하에 묻힌 1500년 전 교회를 발굴하는 것이 숙명이 됩니다.
그가 도착한 작은 마을에는 토착민과 영국 이주민들이 작은 동맹을 이뤄 모여 삽니다. 그는 토착민의 도움아래 사막에 묻힌 교회를 발굴하면서 불가사의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첫번째 사건으로 아프리카의 동물인 하이에나가 꼬마 레미를 잔인하게 물어채가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또한 술 취한 동네주민이 피를 떨군 채 어디론가 실종됩니다.
이처럼 연속적인 미궁의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와 불안감에 떨게 됩니다. 그러자 악의 존재를 부정했던 메린신부는 그 범인을 찾기 위해 발굴하던 교회 무덤가로 찾아갑니다. 그러면서 종국에는 잔인하면서도 불행한 사건들을 일으킨 범인과 맞닥뜨리게 된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공통적으로 뱉는 화두가 있습니다.
’신은 존재 하지 않는다.’입니다. 메린신부는 신의 존재를 부정해서 사제 복을 벗은 건 아닙니다. 신이 세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간을 통해보고 인간을 보며 절망하여 사제직을 벗습니다. 내면에는 이러한 절망이 분노와 죄의식으로 자리 남게 됩니다. 악령도 정신병자들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일으킨 잔인한 살인과 폭력에 대한 절망입니다.
이런 면에서 ‘엑소시스트4:시작’은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인 ‘악령’을 평범한 인간들 속의 악을 표현해준 의미가 있는 영화기도 합니다. 영화 <엑소시스트4:시작>에 담긴 피,고어,죄의식, 분노는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같습니다. 어느 미 비평가들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스너프필름이나 스플래터 아트필름이라 말했듯 두 영화는 닮았습니다.
두 영화의 큰 차이를 본다면 스타일이나 장르보단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객의 반응이라고 생각됩니다. 관객들이 ‘엑소시스트4:시작’을 보며 ‘다이 하드’처럼 즐겼다면 멜 깁슨 영화를 볼 때는 죄의식을 느끼고 어떤 의미로든 자신을 돌아다봤다는 것입니다. 물론 두 영화 다 좀비가 되신 분도 계실껍니다. 공포영화는 섬찟한 전율이 주는 묘미 외에도 선과 악의 뚜렷한 경계와 현실에서 ‘악’에 대한 생각을 한번은 하게 만드는 장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가끔은 빠지직 전율이 일 때 본능적인 죄책감도 안겨줍니다.
프란시스 신부역은 제임스 다아시(마스터 앤드 커맨더:위대한 정복자)가맡았습니다. 티브이 극 외에 신인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진짜 신부 같습니다. 프란시스 신부 연기가 아닌 일반적인 신부연기라는 것이 한계이긴 합니다. 고전이나 스릴러보다는 S.F영화에 잘 어울릴만한 외모로 영화를 잘 못 고르는 것 같습니다. 다음을 노려봐야 겠지요. 신인이라면 언제든 변신모드가 가능하니까요.
다량의 특별 효과들이 선보입니다.
잘 편집된 CGI가 영화 속에서 액션과 스릴을 만들어내는 주동력입니다.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의 눈 폭풍 같은 모래폭풍과 첫 시작인 끔찍한 고어장면외에 눈 깜박 할 사이 나옵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피, 바티칸,하이에나,괴물들,까마귀 등 등입니다.
현대영화 속의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는 제작비를 줄여주고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매력이 있긴 합니다. 그러기에 앞으로 더욱 리얼리즘을 추구하며 발전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피보다 더 피같이 만들어내는 기술이 예술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 점이 CGI의 아킬레스건이자 너무 많이 CGI가 들어간 이 영화의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어장면과 액션은 레니 할렌 답습니다. 다량의 CGI가 깎아먹는 긴장감을 메워줍니다. 전작들처럼 서서히 보단 빠르게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음악이 못 받쳐 준 게 아쉽긴 합니다.
왜 공포영화를 좋아하나. 왜 비디오와 케이블방송의 주 수입원인 영화장르가 공포영화인가.
전율의 속 모습은 아픔이라고도 합니다. 영화보면서 <졸라 짱! 나는 살아있다>라는 존재감을 느끼고 자극을 원한다고 합니다. 난 졸라 짱! 살아있다는 걸 무엇을 통해 확인 받으며 사십니까. 어떤 게 선이고 악일까요.
80년대 키드픽스라해서 어른들은 집에서 비디오로 때우고 청소년들의 다수가 호러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몰려들었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전율을 즐기고 존재감을 확인 받고 분출할 곳이 그때는 영화관밖에 없었나 봅니다. 꼭 그렇게 만이 살아있음을 확인해야 되는 걸까요?? 뭐, 않그러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이 영화인가요. 고어적인 요소는 90년대 이후 호러 영화의 주된 요소로 자리 굳혔습니다. 실제 더한 고어는 말입니다. 어떤 살인자의 방안에 무슨 스릴러 영화비디오가 꽂여있는가 까지 알려주며 돈을 버는 신문,티비들이기도 합니다.
엑스시스트를 보러 간 날은 금요일 밤 마지막 심야프로 였습니다. 주차장에 차가 꽉 찼는데 제가 들어간 곳은 아무도 안 오더군요. 여인네인 저 혼자 그리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비 쫄딱 맞고 발발 떠는 개 한 마리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리 영화 보면 몇 배로 무섭더군요.
고어를 좋아하지 않거나 심리적인 스릴러를 찾는다면 폴 슈레이더(택시 드라이버,)버전을 만나시면 됩니다. 작년에 다 만들어놓고 짤린 비평가이자 감독 폴 슈레이더라면 고어요소도 적고 선과 악에 초점을 둔 멋진 심리적인 스릴러물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할린 식의 긴장과 액션이 나올리는 모르겠습니다.
네, 이 영화는 할린식입니다. 서스펜스 고어에 스릴러입니다. 그 걸 기억하신다면 영화는 쓰레기가 아닌 볼만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