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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일한
열여섯,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 2004년 8월 5일 목요일 | 정성렬 이메일

원색의 화려한 소년 소녀들이 잔뜩 스크린을 에워싼다. 그들은 하나 같이 ‘학교 평준화와 민영화’를 부르짖는다.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네들의 목소리는 열정과 젊음의 열기로 가득하다. 처음부터 정치적인 주장을 펼치는 영화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그냥 아이들의 선동으로 일관한다. 한참을 ‘도대체 이게 뭐야’라고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슬며시 웃음이 터지고 그제서야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열여섯, 2차 성징이 만개할 청춘의 시절.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사랑이었다. 초록색, 빨간색, 노란색… 다양한 빛을 발하는 그네들에게 학교점거 농성은 그다지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를 마음 속으로 사랑하고 고백하고 그로 인해 또 어떤 이는 상처 받고 그렇게 성장해 가는 바로 청춘이라는 이름이다. 과장된 섹스 경험담으로 무리들의 우상이 되고, 빠른 성장으로 자유연애를 일삼는 소녀는 헤프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우리네 그 시절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에게 유일한>은 마치 내 이야기를, 내 젊음의 끄트머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부모는 언제나 잔소리만을 하고 이해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열여섯 젊음의 리비도는 철없고 오만하며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의 방종은 귀엽고 깜찍하며 발랄하다. 조금도 미워보이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팔팔한 성장영화 <나에게 유일한>은 푸르른 5월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젊음의 열기 가득한 그네들의 주장에 동조할 수는 없지만 그네들의 행위는 동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그네들은 ‘반항’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왜 그것이 나름대로 합당하고 이유가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감독은 처음부터 ‘정치적 상황’에는 관심도 없었다. 동생을 데려다 자신의 목소리를 더해낸 감독은 호르몬 과잉분비적인 발상과 자신을 키워준 모든 주변환경에 대해 맹목적으로 대항함으로써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으려는 10대의 모습을 지극히 리얼한 영상으로 담아낸다. 이미 이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는 나이(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라면 현재 경험하고 있거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이야기로 당연지사 웃으며 스크린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수백개의 스크린을 점령하고 전국적인 공세를 펼치는 여름 극장가에 <나에게 유일한> 제목 그대로 유일하게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하이퍼텍 나다에서 단독으로 오는 8월 6일 개봉된다. 획일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 극장가에 <나에게 유일한>같은 작품은 놀라운 도전이자 신선한 생명수와 같다. 영화 속에서 터질듯한 젊음을 발산하는 그네들처럼 <나에게 유일한>이란 작품 역시도 그 생기에 동화되어 더욱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말하길 <몽정기>보다 솔직하고 <이투마마>보다 짜릿하다고 했는데, <나에게 유일한>은 그런 영화들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유쾌하다. 네오리얼리즘이니 혹은 파시즘이니 낯설은 용어는 간단히 무시하자. 어차피 <나에게 유일한>은 8월에 만나는 가장 멋진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족 : 주인공 실비오는 무치노는 가브리엘레 무치노 감독의 친동생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으며 최근 호러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야심작 <카드 플레이어>에도 등장했다. 필시 이름과 얼굴을 익혀둘 필요가 있는 인물이다.

5 )
gaeddorai
으아,이런 영화 있는지도 몰랐엉   
2009-03-23 00:00
ejin4rang
사랑스러운 영화...   
2008-10-15 14:55
callyoungsin
사랑의 이야기를 매력적이고 유쾌하게 보여줬다   
2008-05-16 14:39
qsay11tem
꽤 감동적이에요   
2007-11-23 14:10
soaring2
이 작품은 안봐서 모르겠지만..매력적이고 유쾌하다니 한번 봐야겠군요   
2005-02-14 02:2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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