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와 평론가 그리고 관계자들이 적잖이 참석한 채 이뤄진 시사 후 포럼의 첫 운을 뗀 영화시민연대의 정지욱 대표는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지옥의 체험>이 제한상영관에서 상영될 작품임이었음에도 추천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수입추천제는 이중 족쇄로 작용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폐지 돼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영등위 비디오 등급분류 위원인 곽영진 영화평론가는 <지옥의 체험>을 “독특하고 용감한 영화다”라고 자신의 소견을 밝히 뒤 “개인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문화적 다원성 측면에서 이 같은 영화도 상영되야 하는데 억제 일변도로 일을 처리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필름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영등위에 재심을 신청한 듀크 시네마의 조영수 이사는 미온적으로 이번 결정에 대응하지 않을 것을 단호하게 밝했다. “국민의 볼 권리를 원천봉쇄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힘의 대결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법적인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재심에서도 불가판정을 받는다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여러 시민연대와 연계해 싸워 나갈 것이다”
웬만한 영화에는 꿈쩍 않는 얼음짱 같은 스타일의 필자도 잠시 움쭐 했던 <지옥의 체험>은 아니나 다를까 수년 전 상당한 논란을 빚었던 <로망스>의 여성 감독 브레야의 작품으로 두 남녀의 나흘 동안의 건조하면서도 극단적인 성적 욕망을 기이한 방식으로 배설하는 영화다.
어찌됐든 요는 이렇다. 애들은 봐서 절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봐도 될 불특정 다수의 어른들에게마저도 행여나 위해한 정서를 심어주지 않을까 싶어 오만가지 제한을 규정해 설립한 게 제한상영관인데 그곳에서마저도 안 된다는 것이 영등위의 입장이다.
그래서 한국의 성인들을 죄다 애 취급하는 게 아니냐는 성토가 도처에서 들끓고 있는 중이다. 또 그래서 때만 되면 불거지는 이 문제가 ‘동안이시네요~, 너무 어려 보여요, 회춘하신 거 같아요’ 등 애 취급 받는 걸 무지하게 좋아하는 당대의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영등위가 멸사봉공적으로 펼치는 ‘대국민 얼라화’의 정책 일환 중 하나가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취재: 서대원 기자
더 궁금한 사항은 영화시민연대 클릭!
http://cafe.daum.net/movieandcitiz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