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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라이어> 시사회장의 무대인사나 기자간담회는 애드립의 달인 공형진 때문에라도 조금은 즐겁지 않을까 예상됐었다. 그런 예상이 어느 정도 들어맞아 무대 인사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코믹함을 뿌렸다. 바로 조혜련의 깜짝 등장 때문. <라이어>에 카메오로 등장한다는 정보도 없었거니와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오른 관계로, 처음엔 그녀가 누구인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분위기였다.
마이크를 잡은 조혜련은 이런 저런 코믹한 말로 분위기를 띄우다가 드라마 <때려>에서 주진모와 친분이 두터워진 연유로, <라이어> 시사회에도 오게 됐다고. 워낙 한 ‘무게’ 하는 기자 시사회장인 관계로, 그녀의 유머에도 약간의 썰렁함이 감돌았지만, 무대 인사에 오른 공형진의 사회로 어느 정도 통통 튀는 분위기로 변화됐다.
주진모는 “3년만에 영화를 선보이니, 떨리고 부담된다”면서 “열심히 찍었다”는 말을 진지하게 이어갔다. 송선미는 “시사회에 많이 참석했지만, 오늘처럼 긴장되는 날”은 처음이라는 말로 무대인사를 꾸몄다. 또 김경형 감독은 “<라이어>가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하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영화”라며,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흥행에 성공하게 돼,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얻으며 <라이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제작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라이어>는 자신이 감독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기 보다, 배우 6명의 자발적인 연기가 발휘된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잘된다면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는 말로 무대인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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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장에선 ‘캐릭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과 같은 늘상 쏟아지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래도 재밌는 질문이 있었다면, 주진모, 공형진 두 배우의 뜨거운(?) 키스신에 대한 질문. 공형진은 그 질문을 던진 기자를 쳐다보며 “궁금하세요? 한번 해 드릴까요?”라고 재치있는 운을 뗐다. 이어 “웃음의 장치라기보다 전개상 꼭 필요했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고 했다”면서, “그 이후 주진모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는 코믹한 답변으로 장내를 유쾌하게 물들였다.
<라이어>는 평범한 택시기사가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무심코 작은 거짓말을 던졌다가 그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다. 우리나라에서 연극으로도 상연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라이어>는 영국의 명망높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레이 쿠니(Ray Cooney)의 연극 < Run for Your Wife >가 원작이다. 어설픈 화장실 유머와 욕설 등을 버무린 저질 영화들에 짜증만 머리꼭대기까지 났던 사람들이라면, <라이어>의 맥락과 상황이 빚어내는 유머와 한번쯤 만나보시길. 이 영화는 오늘 4월 22일 개봉할 예정이다.
*곧 <라이어>의 콤비 주진모, 공형진에 대한 무비스트 단독인터뷰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많이 많이 기대해주세요~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