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자기 자리 하나 만들기란 쉬운 게 아니라서, 아마 절대다수의 성인들은 어느 틈엔가 생겨난 주름살과 조우하자마자 그렇게 탄식할 것이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뭐든 아깝지 않다. 십 년, 혹은 이십 년만 젊어지게 해준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도무지 예측불허라는 점이 또 삶의 매력이라, 사람들은 저마다 궤도수정, 혹은 그보다 더 나아가 인생역전을 꿈꾼다. 갱단 보스와 안팔리는 작가의 인생 대반전을 담은 영화 <나두야 간다>(제작: 화이트리 엔터테인먼트)가 어제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본격적인 행사 전 스탭과 배우들이 저마다 어린 시절의 꿈을 수줍게 고백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눈길을 끌기도. 영화의 두 주역 손창민과 정준호는 각기 영화감독과 여고 체육교사를 어린 날 품어본 '청운의 꿈'으로 꼽았다. 한편 제작발표회는 영화 제목과 동명인 김수철의 명곡 "나두야 간다"가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진행됐다. 김수철 아저씨 목이 쉬지나 않았을지 걱정되긴 해도,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영화 제목을 단단히 각인시키는데 적잖은 몫을 했을 듯.
이 작품으로 데뷔하는 정연원 감독(<봉자>, <가족시네마> 조감독)은 "소시민들이 자기 자신을 한번쯤 되돌아보고 씁쓸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극중 갱단 보스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는 불운한 작가로 분하는 정준호는 "대본을 처음 볼 때 받았던 느낌과 촬영장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표시. 손창민은 자신의 역할을 "밤과 낮의 세계를 지배하는 감성적인 보스"라는 표현으로 요약했다.
롯데시네마가 배급하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나두야 간다>는 못 나가는 작가 '동화'가 잘 나가는 보스 '만철'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면서 두 남자의 인생에 뜻하지 않은 반전이 벌어지는 휴먼코미디다. 현재 촬영은 40퍼센트 정도 진행된 상태로 3월 말 크랭크업 예정. 정준호, 손창민과의 좀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곧 무비스트 멀티미디어 섹션을 통해 보실 수 있다.
취재: 임지은 기자
촬영: 이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