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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튀었던 '그녀를 모르면 간첩' 언론 시사
1월 14일 첫선을 보인 김정화, 공유 주연의 '그녀를 모르면 간첩' | 2004년 1월 15일 목요일 | 심수진 이메일

영화의 색깔처럼 귀엽고 당당한 김정화, 공유
영화의 색깔처럼 귀엽고 당당한 김정화, 공유
<그녀를 모르면 간첩>(감독: 박한준, 제작: M3 엔터테인먼트) 언론 시사가 어제 오후 2시부터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모패스트 푸드점 버거소녀, 남상미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무대 인사에는 주연 배우인 김정화, 공유, 남상미와 박한준 감독 등이 참석했다. 시사회장의 무대 인사라는 것이, 대개 그 나물에 그 밥같은 비슷한 멘트들이 줄줄이 이어지지만, 공유는 이벤트 사회자같은 재치있는 언변으로 분위기를 통통 튀게 했다. 그가 “안녕하세요 공유입니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박수 소리가 생각보다 작네요.”라고 말하며 쓸데없이 엄숙한 분위기를 풀게 만들었던 것.
공유는 ‘작년 이맘때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무대 인사에 올라서 영화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영화로 욕심은 금물이지만, 방심도 금물이다!”라는 함축적인 멘트를 던졌다.
(그 외의 인사들은 짐작하실 것이다. 긴장되고 떨린다, 열심히 찍었다, 스태프나 배우들 모두 고생했다 불라불라불라.)

영화를 보니, 이제 한국 영화는 다른 한국 영화 텍스트들을 자양분으로 삼는 지점까지 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첩보 코미디’를 표방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간첩 리철진>, <엽기적인 그녀> 등을 근간으로 자기 만의 색깔을 덧입혔다. 생각보단 진지하지만, 예상보다 독특한 웃음들을 자아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듯.

Le't go 기자 간담회

1. 시사회 소감

시사가 끝난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는 박한준 감독과 김정화, 공유, 그리고 이 영화에선 조연으로 출연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모델이 된 남상미가 참석했다. 박한준 감독은 “저를 비롯해 이 작품을 찍은 사람들 모두가 신인입니다. 김정화씨는 데뷔작이고, 공유씨는 이 영화가 주연으로 데뷔하는 작품이구요. 신인 네 사람이 열과 성을 다해서 찍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공유는 “완성된 영화를 오늘 처음 봤어요. 편집과정에서는 일부러 보지 않았죠.”라고 말하면서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장면이 편집됐고, 그때 당시에 어떻게 찍었었는지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다보니, 오늘 영화가 어떻다고 말할 수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화도 “공유씨처럼 장면들마다 어떻게 편집됐고, 촬영 당시에 어땠는지를 생각하다 보니 영화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어쨌든 영화는 귀엽고 재밌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공유는 “저희가 열심히 찍었다는 것은 화면 상에 나오는 것 같아요. 영화가 귀엽다.”고 덧붙였다.

2. 얼짱

여자 주인공 ‘림계순(김정화)’이 아무래도 남상미를 실제 모델로 한 캐릭터이다 보니, 역시나 그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정화는 ‘실제 모델인 남상미씨와 같이 연기해서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번 영화 찍으면서 남상미씨가 실제 모델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부담보다는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남상미씨보다는 ‘림계순’이라는 캐릭터에 더 포커스를 맞춰서 연기했구요. 물론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어서 극중 아르바이트 장면은 남상미씨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또 ‘영화에서 얼짱으로 등장하는데 실제 학창시절에는 어땠나’라는 질문에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저는 얼짱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면서 “그땐 얼짱이라는 말도 없었고 저는 정말 인기없는 학생이었다.”고 답변했다.

여주인공 '림계순'의 실제 모델인 남상미
여주인공 '림계순'의 실제 모델인 남상미
얼짱과 관련해서 쏟아진 다른 질문들로, ‘감독의 얼짱에 대한 생각’과 ‘남상미가 과거에 얼짱이었을 때'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박한준 감독은 “얼짱 신드롬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쟤, 예쁘다라고 말했을 때 사람들은 외모 말고, 그 내면은 판단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간첩인 줄 모르고, 그 외모만 보고 달려드는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인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심도있는 답변을 했다.

남상미는 “물론 픽션이 많이 가미됐지만, 영화랑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고객 건의함에 쪽지나 메모가 남겨져 있기도 했고, 장미꽃 등도 있었어요. 영화처럼 사람들이 그렇게 몰려든 건 아니었구요.”라고 쑥스러워하며 답변했다.

3. 선택

김정화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 영화를 데뷔작으로 삼으면 정화가 스크린에서 색다른 모습, 깜찍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박한준 감독은 “예전부터 첫사랑의 아픔을 성장으로 승화시키는 얘기를 많이 준비하고 있었다. 이 작품도 남녀가 첫사랑의 과정을 겪은 뒤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서 “그러한 과정에서 얼짱의 코드나 분단 문제, 기타 현실 상황을 결부시킨 것”이라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4. 자신감

이날 기자 간담회는 영화에 대해 보이는 감독과 배우들의 자신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박한준 감독은 “영화 자체가 의도한 대로 나온 것 같다.”며 “저는 대단히 만족하는데요, 여러분들도 좋게 봤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끝인사를 던졌다. 또 공유는 “긴장돼야 하는데 긴장이 안 돼서 이상하다.”면서 “개봉일이 다가오면 긴장이 될 것 같은데, 지금은 후련합니다. 감독님과 마찬가지로 영화 완성도에 만족하구요.”라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진부한 질문들 속에, 알듯말 듯 묘한 재미를 던져준 <그녀를 모르면 간첩> 언론 시사. 이 영화는 오는 1월 30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무비스트가 마련한 김정화, 공유 단독 인터뷰가 곧 공개될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취재: 심수진
촬영: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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