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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빤스 뒤집어 쓴 채 열연한 주진모
주진모 공형진의 ‘라이어’ 촬영현장 | 2004년 1월 14일 수요일 | 서대원 이메일

작대기 들고 기자들과 옥신각신 중인 주진모
작대기 들고 기자들과 옥신각신 중인 주진모
보는 이나 하는 이나 민망한 모습
보는 이나 하는 이나 민망한 모습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었다. 이다지도 추울 줄이야 정녕 몰랐다. 칼바람이 옷을 도려내고 곳곳으로 침투, 취재를 하러 간 무비스트 출장 전문요원들의 몸을 완전 통째로 꽁꽁 얼어붙게 했다는 말이다. 허나, 우짜겠는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또 뭐 대한민국 국민 중에 이런 고생 겪지 않으면서 월급 받아 먹는 서민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무지 추웠기에 엄살 좀 부렸다.

어찌됐든, 으스스한 기운을 온 몸으로 맞닥뜨리며 무비스트가 어제 찾은 곳은 주택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울 성동구 응봉동에서 한창 촬영 중인 주진모 공형진 손현준 임현식 송선미 주연의 <라이어(제작:씨엔필름)> 현장.

<라이어>는 택시 업계의 얼짱이라 불리는 만철(주진모)이 워낙 여복이 많아 양다리 연애질을 열나 줄기는 도중 본의 아니게 내뱉은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터져나오는 왁자한 일들을 담은 코믹영화다.

한기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 이날 촬영 신은 잘 나가는 현상수배범을 또 본의 아니게 만철이 잡아 모범시민으로 발탁 매스컴에서 취재하러 나온 장면. 하지만 TV에 얼굴이 나갔다간 쌍다리 연애가 짤없이 들통날게 뻔한 만철은 기자단을 피해 도망가고 이런 속사정을 알길이 없는 만철의 백수 친구 상구(공형진)와 애인 양순은 그의 발목을 잡는다.

딱 봐도 백수다 싶은 상구(공형진)와 만철의 애인 양순(서영희)
딱 봐도 백수다 싶은 상구(공형진)와 만철의 애인 양순(서영희)
잘 나가는 배우 옆에서도 절대 꿀리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무비스트 출장전문요원 이모씨
잘 나가는 배우 옆에서도 절대 꿀리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무비스트 출장전문요원 이모씨
늘 현장 분위기를 해피한 분위기로 주도하는 공형진은 이날도 어김없이 쉬는 틈틈 발랄한 자태를 취하며 취재단을 위해 “임현식 손현주 선배님과 같은 조연들이 나오니 기대해도 좋다” 또 “전과 확 다른 주진모의 모습 역시 상당한 볼거리다”라며 영화에 대한 갖가지 썰을 풀어줬고,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화끈한 데뷔를 치른 김경형 감독은 짐짓 추위에 굴하지 않으려는 듯 두터운 잠바로 무장한 채 끊임없이 왔다리갔다리하시며 촬영에 분주했다. 고로, 이번 영화 역시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는 말씀.

보는 이나 직접 연기하는 이나 민망하기 그지없는 장면, 다시 말해 여자빤스를 얼굴에 뒤집어 쓴 채 열연을 펼친 주진모와 백수의 필수 의복 츄리닝이 무지하게 잘 어울리는 공형진의 <라이어>는 쌀쌀함이 한풀 꺾인 상반기 쯤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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