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한 분위기 속에서 한 아이의 얼굴 위에 아카시아 줄기가 독버섯처럼 번지며 기이한 섬뜩함을 스멀스멀 일으켰던 티저 예고편부터 극장안을 술렁이게 하며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아카시아>는, 이어 공개된 포스터 역시 강렬한 음산함으로 기대치 이상의 효과를 발산하고 있다. 서슬퍼런 가위를 쥐고 도끼눈을 뛴 채 품에 안은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는 심혜진의 모습은 다른 여자가 아닌가 싶을 만큼 보는 이의 눈을 관장한다.
박기형이라는 감독의 이름 석자만으로도 쉬이 신뢰가 가는 <아카시아>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함께 시체스 영화제 판타스틱 섹션에 정식으로 초대 되기도 했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으도록 삼신할머니가 아기를 점지해주지 않아 끝내 고아원에서 아이를 입양하지만, 이후 단란했던 가족에게 사악한 그 무엇이 드리워져 모든 것이 절망의 나락으로 이른다는 <아카시아>가 올 한해 극장가에 돋았던 소름을 확실히 접수할지는 10월 17일부터 확인하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