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한 편으로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민병천 감독이 수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내츄럴 시티>가 서울 시티 한 복판인 서울 극장에서 어제 그 자욱한 베일을 벗고 실체를 드러냈다.
시사회장은 인파로 심히 북적거리지는 않았지만 감독이 민병천이니만큼 영화계의 파워 있는 인사들이 간간이 눈에 띄어 영화의 대한 기대치가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했다. 시사 전 무대 인사에 오른 민병천 감독 유지태, 이재은, 서린, 윤찬 등 영화의 주역들은 먹고 사느라 바쁜 나머지 아주 간만에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것 마냥 들뜬 기분으로 새빠지게 고생하며 작업한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시사 후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민병천 감독은 “<내츄럴 시티>는 장르야 SF지만 기본적으로 맺어질 수 없는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라 설명하고 덧붙여 <블레이드 러너>와 <내츄럴 시티>에 관한 질문이 쇄도하자 “<블레이드 러너>에 영향을 받은 것을 명백한 사실이나 그것을 엉성하게 인용할 생각은 애초 없었다. 우선적으로 영화의 하나하나 신을 내것으로 만들고자 최대한 노력했다”며 세심하게 전했다.
2080년을 배경으로 한 <내츄럴 시티>는 경찰요원 인간 R(유지태)과 사이보그 리아(서린)의 끝이 보이는 사랑을 그린 절절히 영화로 무엇보다 좀처럼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비주얼과 미니어처가 압권이라 할 만하다. 개봉은 9월 26일.
*참고로 사이보그 리아로 나온 서린. 정말이지 보기 드문 얼굴을 가진 배우였다. 전에 그녀의 외양에 관해 썼던 표현을 다시 인용하자면 “백지장 같은 새하얀 피부, 닿으면 쫙 미끄러질 것 같은 미끄럼틀스런 콧날, 그리고 보는 이마저 괜시레 슬픔에 젖게하는 큰 눈망울 등 1차원에 갇혀 있던 만화주인공이 3차원의 현실공간으로 막 튀어 나온 듯한 마스크와 분위기를 지닌 서린” 그대로였다. 다만, 실제로 보니 조금 더 성숙해보였다는 점만이 다를 뿐이었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