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ff 2003의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대략 여섯 일곱군 데다. 그 중 광주의 뻔화가인 충장로와 영화인 거리에 위치한 영화관은 네군 데가 있다. 물론, 그 지역내에는 영화제와 상관없이 운영 중인 좀 더 세련되고 예쁘장하게 포장된 멀티플랙스 관이 세 개정도가 있다. 하지만 돈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해관계 때문인지 안타깝게도 영화제와는 별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거 분명 문제다.
어쨌든, 광주국제영화제의 작품을 상영하는 극장들이 어떤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지 혹 네티즌 여러분들이 궁금해하지 않을까 생각돼 중심가에 위치한 극장 4곳을 ‘발빠른’ 무비스트가 ‘느그적느그적’ 거리를 행보하며 (사진을)찍고 (글을)쓰며 아주 소박하게 취재했다.
▶매진염려안심의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전통의 광주극장
1933년에 개관돼 광주서민들의 지역 문화를 선도해 왔다는 한 자봉(자원봉사자)의 말마따나 충장로 4가에 위치한 광주극장의 위용은 꽤나 예스럽다. 뭐 다른 말로 하자면 조금은 지방틱한 냄새가 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여튼 800여 개가 넘는 좌석수를 비롯해 가장 큰 사이즈의 스크린을 광주극장은 확보하고 있다. 또한, 단개관으로 운용되고 있는 광주극장은 총 3층으로 이뤄져 2,3층에 연인석을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큼지막한 자신들의 극장 사이즈를 최대로 활용, ‘감동의 사이즈가 다르다’, ‘매진염려안심’이라는 다소 재기발랄한 슬러건과 함께 자부심을 갖고 극장업에 매진 중이다.
*따가운 햇살에 행여나 피부 터프해질세라 걱정스런 마음에 양산을 쓰시고 다니시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상당히 이채롭다.
▶세련됨으로 승부하는 엔터시네마
광주극장 다음 블록 충장로 5가에 떡허니 서 있는 엔터시네마 7개관은 Giff 2003 상영관 중 유일하게 멀티플렉스를 자랑하고 있는 극장이다. 딱 보기에도 복합관스럽지만 내부 전경을 보면 더욱더 멀티스러운 장관을 뽐내는 엔터시네마는 전남 지역 최초로 심야 상영 실시, 지정 좌석제, 전화 예약제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왔다. 3층과 6층 사이에 위치, 토탈 1600개의 좌석수를 보유한 엔터 시네마는 좌석의 앞뒤 간격을 최대로 넓히고 조절해 영화 관람시 부득불 발생하는 명랑한 관람문화의 걸림돌들을 해결하는 등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영화와는 아무 상관없이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 연인들이 애정행각을 마구 벌일 수 있도록 좌석 팔걸이를 없앤 일명 ‘러브시트’를 따로 마련되었다는 점이 엔터시네마의 특징이다.
▶문화행사 공간을 마련해주는 남도예술회관
전남 도청 건너편 예술의 거리에 위치한 남도 예술회관은 말 그대로 회관답게 다채로운 전시실과 대극장(572석), 소극장(100석)으로 나눠 광주의 문화가 꽃 피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화 서양화 등 각종 기념전과 초대전은 물론이고 무용경연대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대여해주는 예술회관은 외관이야 딱딱하게 보일진 몰라도 내부에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갈 만큼 인간미가 상당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으로서는 적절한지 솔직히 모르겠다.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씨네시티
충장로 번화가에 위치한 씨네시티는 단개관이지만 아주 아기자기한 멋이 풍기는 소극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좌석수 350석에 3층에 위치한 일개관 씨네시티는 예의 극장의 전통색인 빨간색으로 도배질 돼 있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푹신푹신 좌석 쇼파가 매우 편함을 제공한다. 2층에는 피자전문점 프리모 삐아또가 1층에는 시원스런 호프할래가 자리하고 있어 영화관람 후 바로 뒷풀이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 극장 옆으로 가면 근사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모텔들이 즐비하다.
광주=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