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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소설가가 다방 언니를 만났을 때
‘불어라 봄바람’ 언론시사회 | 2003년 8월 21일 목요일 | 서대원 이메일


때 아닌 장마로 심난한 글쓴이의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겠다는 듯 기분 좋은 제목의 <불어라 봄바람(제작:시네마서비스)>이 종로에 위치한 서울극장에서 어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과 코믹스런 캐릭터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양김 배우 김승우 김정은 체제로 일궈진 영화라 그런지 짓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장내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시사회장에는 주조연배우 이외에도 이들의 영화를 감축하고자 동료배우인 신현준, 배용준, 정웅인, 하지원, 박솔미, 송윤아 등이 참석해 안 그래도 잔치스런 분위기에 더더욱 흥을 돋웠다. 시사에 앞서 무대에 오른 감독스럽지 않은 외관의 재담꾼 장항준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솔직히 말해 재밌다”며 능청스럽게 자랑했고, 이어 김승우도 “상당히 즐겁고 신나게 찍었다”며 영화 자랑을 간접적으로 공표했다. 그리고 귀여움 만땅인 김정은은 “지난 1주일 동안 기자들과 영화 홍보차 인터뷰를 했는데 끊임없이 누드집을 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하더라, 오다가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없지만 어쨌든 그분들께 감사드린다”라는 질문하지도 않은 말을 던져 객석을 심히 웃음으로 뒤흔들었다. 어쨌든, 이 역시 자랑에 다름 아니라 사료된다.

장항준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불어라 봄바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짠짠돌이 소설가 고선국(김승우)과 ‘절라’와 ‘오방’을 입에 달고 사는 오리지널 다방 아가씨 화정(김정은)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되면서 싸우다? 정이 든다는 내용의 코믹로맨스다. 영화는 봄바람이 아닌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 9월 5일 개봉예정이다.

Q: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했는데, 원래 두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썼는지
장항준(감독): 특별히 배우를 미리 생각해놓고 시나리오를 쓰진 않았다. 그냥 두 배우가 워낙 재밌다보니 캐스팅하게 됐다.

Q: 영화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는지
장항준: 저 자신에 대한 아쉬운 점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없다. 어쨌든,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 후회는 없다.

Q: 영화를 찍고난 소감.
김승우: 너무 사랑스럽고 큰 만족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 그리고 김정은씨와는 첫 작업인데 마치 시나리오에서 걸어나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소화해줘 고맡게 생각한다.

Q: 김승우에 대한 느낌은.
김정은: 같이 연기를 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다.
장항준: 둘다 굉장히 예의 바르다. 잘 지내기도 했고, 다만 김승우씨가 김정은씨를 막 대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농담)
김승우: 김정은씨가 촬영장의 꽃이라 너무 잘해주면 버릇 나빠질까봐 일부러 그랬다.

Q: 영화의 매력을 말해달라
김승우: 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봄바람에 확 풀리듯 기분좋은 영화다.
김정은: 진하고 달짝지근한 다방 커피 같은 영화다. 또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장항준: 제목이 좀 약한 편이다. 하지만 가슴 따뜻하게 즐기다 나가실 수 있는 영화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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