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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별, 장국영의 아쉬운 유작
이도공간 | 2003년 6월 3일 화요일 | JOEY 이메일

8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의 별이 떨어졌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80년대 문화의 주역들이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 장국영. 더 이상 그를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장국영의 유작이 된 <이도공간>은 이런 이유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인지도를 확산시키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장국영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도공간>이라는 영화제목이 더 이상은 낯설지 않으리란 생각이다. 지난해 부천 영화제를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던 <이도공간>은 귀신의 존재로 두려워 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의사가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실존하는 것과 실존하지 않는 것. 믿었던 사람과 믿지 않았던 사람의 전복 등 나름대로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이도공간>에 대한 필자 개인의 평가는, 그러나 한마디로 ‘아니올시다’ 이다.

홍콩에서 개봉당시 흥행에 죽을 쑤었다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홍콩영화라는 점에서 부천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빨리 이 작품의 티켓을 끊었던 필자는 감독과 여배우가 내한 했다는 얘기를 접하게 되자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겠거니 기대를 하게 되었다. 여전히 변치 않은 아름다움을 발하는 장국영의 등장에 극장 안은 감탄사가 쏟아졌고 다소 지루한 초반 극의 전개에도 장국영을 향한 애정의 눈길들은 스크린을 불살라 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전체적으로 차분하기만 한 미장센은 영화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고, 간간히 놀래키는 장면은 지루함에 묻혀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평범한 카메라 워크와 화면 구도 그리고 심심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의 진행은 불편한 좌석에 신경이 쏠리면서 엉덩이의 통증을 호소하게 만들었다. 제대로 된 로맨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간담을 서늘하게 할 공포가 엄습하는 것도 아니다. 탄탄한 드라마가 뒷받침을 해 주는 것은 기대도 말자. 영화가 중반을 지나 클라이맥스에 다다랐을 때의 유치함은 왜 홍콩 영화가 그 힘을 잃어 버렸는지를 다시금 뼈저리게 곱씹는 반복학습을 유도했으며, 이내 극장을 나서는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고 한숨이 터져 나왔다.

유령은 내 안에 존재하는 어두움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그 화법은 어설프기 그지 없다. 호러도 아니고 로맨스도 아닌 어느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야기 틀 속에서 지루함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정서의 차이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자 귀신 캐릭터는 무섭기 보다 코믹하게 느껴진다.(실제로 마지막 하이라이트 씬에서 많은 관객들이 실소를 참지 못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한 이자웅의 모습도 그다지 반갑지가 않다. 오히려 세월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한 안타까움만이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을 뿐이다.

장국영의 열혈 팬들에게 돌 맞을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도공간>이 극장에 걸리는 것은 그간 장국영의 이미지를 깎아 먹으며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던 그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장국영이란 이름을 이용해 영화를 포장하려는 속셈이 씁쓸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망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장국영은 죽음이라는 극약 처방을 통해 다시금 팬들의 뇌리 속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지만 <이도공간>이라는 작품이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켜 줄 것인가 생각한다면 아쉬운 마음만 들 뿐이다.

3 )
iamjo
그가 살아있었다면   
2008-10-24 04:43
ejin4rang
장국영을 볼수만 있다면   
2008-10-16 10:01
pyrope7557
장국영을 스크린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영화...
넘넘 아쉬워용....   
2007-07-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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