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거대하고 악랄한 존재들에 맞서 영화를 무기 삼아 끊임없이 자신의 소리를 드높였던 마이클 무어의 역작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이 드디어 4월 25일 한국에서도 개봉해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아카데미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제에서 열렬한 환호와 호평을 받았던 <볼링 포 콜럼바인>은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십 수명의 사상자를 내며 일어났던 총기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시,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해 총기난동을 벌인 두 학생이 사탄주의 음악으로 유명한 마릴린 맨슨의 추종자였다며 그를 포함해 영화와 헤비메탈, 인터넷 등으로 총기사건의 모든 책임을 전가시켰다. 사회의 이러한 일방통행적인 문제접근에 있어 열통이 난 마이클 무어는 직접 마릴린 맨슨을 비롯 수많은 극우 꼴통인사들과 다종다양한 사람을 인터뷰하며 타인의 피로 젖과 꿀의 대지를 일군 미국의 폭력적 역사와 현실에 대해 말하고자 길을 떠난다. 이것이 <볼링 포 콜럼바인>이다.
다큐멘터리라 일단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마이클 무어는 무거운 사안을 풍자적으로 접근할 줄 아는 감독이다. 그러기에 코미디적인 요소와 드라마적인 극적인 장치도 <볼링 포 콜럼바인>에는 버무려져 있다. 또한,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하는 이 마당에 이 영화가 상영된다는 사실도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극적이라 할 수 있으니 꼭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