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네마와 미로비젼이 함께하는 중앙시네마 단편영화 정기상영회가 2월 21일부터 3월 6일까지 '상처와 기록…그리고 소녀들’ 이라는 테마로 열린다. 남다른 사연과 주관을 가진 소녀(혹은 여성)이 등장하는 상영작 <풍장>과 <허스토리>는 모두 종종 여성영화의 범주에도 분류되는 영화이기도 하나 이번 상영회에서는 특별히 기억과 상처를 보듬어 안는 인간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된다. 특히 <여고괴담 : 두번째 이야기>를 공동 연출했던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는 남성중심의 상식을 전복하는 제목으로 90년대 말 단편영화계와 여성영화계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손꼽힌 작품.
감독 : 이형곤 / 1998. 16mm. color. 15분35초
간질병을 갖고 있던 한 남자가 터널을 지나가던 중, 캠코더를 들고 있는 한 소녀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뜻하지 않게 늦은 밤 적막한 도심을 같이 거닐게 되는데, 남자는 이 소녀가 자살을 결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소녀는 고등학교 친구인 '지은'이와 동반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그녀만 살아 남았고 지은이의 캠코더를 유서처럼 들고 다니며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새벽이 가까워오고 남자는 소녀가 잠든 틈을 타 그녀의 캠코더를 되감는데…
감독 : 민규동 / 1996. 16mm. color. 27분
나 주혜는 대학교 연극반에서 연극 연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3년전 학교에서 퇴학 당하고 미국으로 전학 갔던 준경의 편지가 날라온다. 그 편지로 지난 과거를 떠올리고 어렵게 정기 연극제의 대본작업이 다시 시작된다. 입시의 불안감이 고조될 무렵, 평범한 여고에 예사치 않은 눈빛의 교포가 전학을 왔다. 준경은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행동으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어느 날 준경은 자신의 생일에 주혜를 초청한다. 그날 이후 모든 생활이 준경에게 맞춰졌지만 그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녀는 심심하다. 심심한 그녀가 사는 세상은 넓지만 정작 그녀가 밟을 수 있는 세상은 좁기만 하다. 어느 날 버스 안에서 칼 가방을 든 소년을 본 그녀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홍콩퀴어영화제(1998), 뉴욕 게이&레즈비언 영화제(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