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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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이윤정
배우: 돌고래, 차랑, 혜수, 지연, 민선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79분
개봉: 7월 15일
간단평
카메라 앞에 앉은 인터뷰이들이 “과거의 자신이 현재의 나를 본다면 무슨 말을 해줄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들은 “잘하고 있다”, “되게 용기 냈다”, “멋있다, 열심히 했다”, “네가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굉장히 성공했구나”라고 덤덤하게 답한다. ‘비건’이라는 표현조차 낯설었던 십수 년 전, 일찍이 비건주의와 동물권 보호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했던 이들의 답변이다.
박이윤정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연출작 <가능주의자>는 이처럼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일들을 하나씩 가능으로 바꿔온 다섯 여성 활동가의 치열한 13년 차 동물 해방 발자국을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국내 첫 대학 비거니즘 동아리와 연합 네트워크를 만든 혜수, 아무도 주시하지 않았던 쇼장의 돌고래를 해방시킨 돌고래(활동명), 오랜 염원이었던 개 식용 종식 법안을 통과시킨 지연, 녹색당과 멸종반란에서 활동하며 동물권과 기후정의를 연결한 차랑, 시셰퍼드 활동가로 해양동물 생명보호에 앞장선 민선까지 각 분야에서 헌신해 온 다섯 명의 구체적인 실천을 하나하나 조명한다.
이 작품이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제목인 ‘가능주의자’의 의미에 닿아 있다. 과거 20대의 젊은 여성이었던 이들은 “너 혼자 애써봤자 현실에선 불가능이야”라는 냉소적인 말을 들으며, 스스로를 ‘불가능주의자’가 아닌가 의심하는 고독한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낮은 계층이었던 젊은 여성들이 한 명 두 명 모여 떨어뜨린 한 방울의 물방울은 결국 방울방울 모이고 끓어올라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흐름을 조성해 냈다. 영화는 이들이 비로소 불가능주의자가 아닌 ‘가능주의자’라는 확신을 가지기까지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동물권 사수를 위해 연대했던 13년의 시간을 촘촘히 연결함으로써, 2026년 현재 한국 동물권 투쟁의 역사를 한눈에 요약하는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도 매우 크게 다가온다.
비건 콘텐츠 제작사 '비건먼지'를 운영하며 동물권과 페미니즘, 환경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기록해온 창작자이자, 현장을 함께해 온 활동가인 박이윤정 감독은 "기록되지 않으면 역사는 사라진다"는 신념으로 카메라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덕분에 영화는 단순한 동물의 이야기를 넘어 세상을 조금씩 바꿔온 사람들의 용기와 연대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이러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가능주의자>는 ICAA 국제동물환경영화제 페미니즘 섹션 수상을 비롯해 서울동물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토론토 국제비건영화제, 그리스 비건 영화제, 부산해운대국제동물영화제, ICJ 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되며 국내외에서 그 작품성을 고루 인정받았다.
2026년 7월 14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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