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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까지 확장된 고레에다의 가족, 물음표 남기는 미진함 (오락성 5 작품성 6)
상자 속의 양 | 2026년 6월 10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아야세 하루카, 다이고, 쿠와키 리무
장르: 드라마, SF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7분
개봉: 6월 10일

리뷰
근미래, 2년 전 아들 ‘카케루’를 잃은 ‘오토네’(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다이고) 부부가 있다. 우연히 병원을 방문한 그들은 인간 아이와 똑같이 생긴 휴머노이드 로봇을 접하게 된다. 이미 시중에 수천 대가 보급되었다는 이야기에 고심하던 부부는 결국 아들의 과거 정보를 토대로 제작된, 죽은 아들과 꼭 닮은 휴머노이드 ‘카케루’(쿠와키 리무)를 집으로 들인다. 잃어버린 아들과 똑같은 외모와 말투, 행동을 구사하는 로봇을 보며 부부는 순간순간 아들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에 깜짝 놀라곤 한다.

휴머노이드로 확장된 고레에다의 '유사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부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2018), 송강호 등 국내 배우진과 합을 맞춘 <브로커>(2022)까지, '가족'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천착해 온 화두다. 전통적인 혈연 중심의 가족에서 벗어나 피를 나누지 않은 이들이 대안적 가족을 이루는 과정을 조명해왔던 감독은 이번 신작 <상자 속의 양>을 통해 그 관계의 외연을 '인간과 비인간'의 영역으로까지 한층 과감하게 확장한다. 인간이 아닌 휴머노이드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본질을 다시 묻고자 한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휴머노이드 카케루를 대하는 엄마와 아빠의 온도 차이다. 카케루를 진짜 아들처럼 수용하는 엄마와 로봇이라는 선을 명확히 그었던 아빠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뭇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는데, 특히 아빠의 심리적 변화는 전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연상시키며 묘한 울림을 준다. 중후반부 동네의 휴머노이드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그들만의 대안을 찾으려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 역시, 서사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며 느슨해지던 영화에 활기와 긴장감을 부여한다.

사라진 섬세함, 깊이와 설득력 잃은

그러나 이 흥미로운 확장은 뒤이어 찾아오는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설정들로 인해 설득력을 잃고 만다. 프로그래밍과 시스템대로 움직여야 할 휴머노이드들에게 어떻게 자유의지가 생겨났는지, 그 개연성에 대한 최소한의 전제나 설명이 전혀 없다. 시스템의 논리를 깨는 과정에 대한 통찰과 사색이 생략되다 보니, 카케루가 자기 주도적인 생각을 하고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는 과정에 그저 물음표가 뒤따를 뿐이다. 결국 인간과 로봇을 가르는 본질적인 경계가 무엇인지, 그 경계에 대해 진지한 물음조차 던지지 않는 서사 탓에 정작 '인간과 비인간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관객의 의문 자체가 허무하게 무색해져 버리고 마는 인상이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중심축 역시 애매하게 흔들린다. 휴머노이드 아들을 지켜보는 부모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가족 드라마인지, 스스로 자기 길을 찾아가는 휴머노이드의 정체성을 다룬 SF 드라마인지 감독의 시선이 모호하다. 최근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되는 생성형 AI나 죽은 이를 부활시키는 트렌디한 소재를 차용하긴 했으나, 정작 그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나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인장은 체감되지 않는다. 화두의 범위는 넓어졌을지언정 가족 드라마로서도, SF 드라마로서도 영 미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2026년 6월 1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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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서사에 관심 있다면 + 중후반부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흥미 업!
-그간 감독의 가족+아이 서사에 휴머노이드 한 스푼 얹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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