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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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나 오. 푸시치
배우: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롤라 페티크루, 아린제 케네(목소리)
장르: 드라마, 판타지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1분
개봉: 1월 14일
간단평
시한부 10대 소녀 ‘튜즈데이’(롤라 페티크루)와 엄마 ‘조라’(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하루를 살아간다. 잠에서 깬 튜즈데이는 간호사의 도움으로 조용히 하루를 시작하고, 조라는 이웃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집을 나선다. 카페와 공원을 전전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조라의 모습에는, 마주해야 할 현실을 애써 비껴가려는 마음이 묻어난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는 ‘죽음’(아린제 케네)이, 끊임없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 무거운 날갯짓을 반복한다. 부정과 거부, 침묵과 평안.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맞이하는 마지막을 배웅하며, 그는 지독한 피로에 잠식돼 있다.
<유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장르의 경계를 확장해 온 제작사 A24와 <나, 다니엘 블레이크>, <슬픔의 삼각형> 등 사회 속 인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온 BBC FILM이 만났다. <튜즈데이>는 불치병을 앓는 소녀와 그녀의 엄마, 그리고 죽음의 형상화를 통해 삶의 끝자락을 응시하는 휴먼 판타지다. 데이나 오. 푸시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존재는 단연 ‘죽음’이라는 캐릭터다. 마코 앵무새(금강앵무)로 캐릭터화한 죽음은 저승사자 같은 존재로, 눈꼽만 한 크기에서 인간보다 거대한 존재로 자유롭게 변주되며 상황을 주도해 나간다. 앵무새라면 으레 떠올릴 법한 앳된 목소리 대신, 어둠을 긁어 올린 듯한 깊고 탁한 음성은 이 캐릭터의 본질을 단번에 각인시킨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죽음’이 단순히 냉혹하거나 위압적인 존재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니컬한 태도 속에서도 뜻밖의 유머와 명랑함을 드러내며, 앵무새 특유의 사랑스러움까지 함께 품는다. 튜즈데이와의 첫 만남에서 내뱉는 “나는 더럽다”라는 대사와 곧바로 이어지는 세면대 목욕 장면은 영화 초반부의 정수라 할 만하다. 죽음의 날갯짓에 따라 잉크를 풀어놓은 듯 검게 변하는 물, 그리고 점차 알록달록한 본래의 색을 되찾아가는 시퀀스는 ‘죽음’이라는 개념을 혐오와 공포의 대상에서 변화와 순환의 이미지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영화의 정서 한가운데에는 남겨진 자의 상실이 있다. “나는 아무것도 없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없어”라는 조라의 짧은 고백에는 딸을 잃은 이후의 절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어떤 말로도 치유할 수 없는 이별 앞에서, 영화는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당신의 나머지 삶이 떠난 자의 사후 세계다”라는 대사는 죽음 이후에도 관계와 사랑이 다른 형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담담하게 일깨운다. 죽음을 삶의 반대편에 두지 않는 <튜즈데이>는 떠나는 이와 남겨진 이를 모두 끌어안으며, 상실 이후에도 살아갈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묻는다. 깊은 슬픔의 끝에서 길어 올린 다시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이 영화는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전한다.
2026년 1월 15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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