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감독: 양주연
배우: 양주연, 양철원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78분
개봉: 10월 22일
간단평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란히 앉아 있던 평범한 가족의 풍경. 주연 또한 그렇게 믿어 왔다. 한밤중, 술에 취한 아버지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다큐멘터리 <양양>은 존재조차 지워졌던 ‘고모’의 실체를 7년에 걸쳐 좇아간 양주연 감독의 사적 추적기이자, 잊힌 여성들의 시간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40여 년 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유로 가족의 비밀에 묻힌 고모. 누구보다 총명했지만 딸이라는 이유로 서울 진학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여성. 시와 문학을 사랑하던, ‘꿈 많은 대학생’이었던 이 한 사람의 고유한 이름 ‘양지영’이, 조카 주연의 손에서 다시 불린다. 과거를 뒤따르며 감독은 스스로가 뿌리 깊은 가부장제의 공기 속에 눈치채지 못한 채 순응해 왔음을 직면하게 된다. 이 깨달음은 개인의 회고를 넘어, 우리가 자연스럽게 호흡해온 시대의 무의식으로 확장된다. <양양>은 양주연의 고모를 넘어, 이름 없이 지워진 수많은 ‘고모들’을 대표해 그들을 ‘양양’이라 호명한다. ‘검은 물’과 ‘상자’라는 상징을 통해 가족 안에 봉인되어 있던 고모의 존재를 은유한 애니메이션의 활용도 인상적이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지영’을 상상력으로 복원하며, 사라진 얼굴과 서사의 공백을 사유적으로 메운다. 제11회 부산여성영화제 대상을 비롯해 제 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 초청되었다. 영화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에세이집도 출간 예정이다.
2025년 10월 23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