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자파르 파나히, 나세르 하셰미, 바히드 모바세리, 박티아르 판제이, 미나 카바니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6분
개봉: 1월 10일
간단평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 <하얀 풍선>(1995),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서클>(2000),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오프사이드>(2006)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그야말로 목숨 걸고 영화를 찍는 감독이다. 2010년 반체제 활동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20년 간의 출국금지, 영화제작 금지를 선고받았던 그는 현실에 굴복하는 대신 다시 한 번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2022년 파나히 감독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중 세상에 공개된 <노 베어스>는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그해 최고의 영화 10편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마침내 국내 관객과도 정식으로 만나게 됐다.
이란에서 출국금지 당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한 국경 마을에 머물며 원격으로 영화 촬영을 진행한다. 그가 찍는 영화 속에는 터키에서 프랑스로 도피하려는 커플이 등장하고 그가 머무는 마을에는 오랜 관습으로 사랑을 허락 받지 못한 연인이 도피를 계획 중이다.
<노 베어스>의 시작과 함께 실제 감독이 처한 영화 밖 현실, 영화 속 현실, 영화 속 영화 세 개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던 이들은 하나의 결말로 수렴한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고발이다. 제목의 기원은 극중 상황에서 짐작할 수 있다. 파나히 감독이 머무는 마을에선 산에 곰이 산다는 거짓말로 사람들의 공포를 조장하고 통제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곰이 없다’는 뜻의 제목처럼 감독은 실체 없는 공포에 움츠러들지 않기를, 그리고 그에 용감하게 맞서기를 열망하며 영화를 만들어냈다. 파나히 감독은 뜨겁게 들끓는 이야기를 사뭇 건조하게 풀어내는데 일견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이 때문이다. 감독 본인과 누드 신을 찍었다는 이유로 이란으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배우 미나 카바니 등이 출연,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흐리며 생동감을 살린다.
[mail:geumyong@movist.com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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