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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눈망울에 비친 인간 세상 (오락성 6 작품성 8)
당나귀 EO |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배우: 산드라 지말스카, 이자벨 위페르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8분
개봉: 10월 3일

간단평

당나귀EO는 파트너 ‘카산드라’(산드라 지말스카)의 살뜰한 보살핌과 극진한 애정 속에 서커스 공연을 이어간다. 어느 날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집단의 항의로 서커스단이 해체되고, EO는 구조되어 카산드라와 헤어지고 만다. 카산드라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운 EO는 무작정 길을 나서는데…

작은 몸집의 회색 당나귀 EO, 인간들이 뭐라고 떠들던 서커스단에서 그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당나귀 EO>는 전후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인 폴란드 출신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당나귀 발타자르>(1966)를 모티브로 현대적인 해석을 더했다.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 당해 인간세상에 던져진 EO가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여정을 침묵과 가련한 눈망울로 써 내려갔다. 상품성이 높은 말이 아닌 당나귀라서 푸대접을 받는가 하면, 상대 팀이 귀여워했다는 이유로 훌리건으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하고 거리에 내동댕이쳐지는 등 온정과 냉정, 사랑과 증오, 위협과 구명 등 인간의 양면성을 몸소 체험하는 EO를 군더더기 없이 담아냈다. 더불어 환경보호, 공장식 사육 등 영화는 EO의 아슬아슬한 인간 세상 여행기 속에 여러 이슈를 함축하고 있다. 언어의 사용을 최소화한 대신 그 여백을 강렬한 색감의 영상으로 채웠는데, 특히 EO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붉은 톤으로 처리해 (EO가 느꼈을) 혼란과 불안한 감정을 전이한다.

영화의 전부라 할만한 가엽고 귀여운 당나귀EO 역에는 아담한 크기와 회색빛 털이 특징인 사르데냐 당나귀 중에서도 눈 주위에 흰색 무늬가 있는 ‘타코’가 일찌감치 낙점됐다고 한다. 감독과 제작진은 무엇보다도 타코를 비롯한 당나귀들의 동물권 존중을 최우선으로 해 촬영했다고 알려졌다.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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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당나귀를 애정 하는 분이라면 강추! + 동물권 이슈에 관심 높은 분 + 과감한 표현
-당나귀를 주인공으로 한 귀엽고 발랄한, 가벼운 영화를 기대했다면 + 의인화된 동물 영화를 예상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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