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 더미르히
배우: 루카 마리넬리, 알렉산드로 보르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47분
개봉: 9월 20일
간단평
도시 ‘토리노’에서 나고 자란 소년 ‘피에트로’(루카 마리넬리)는 여름을 맞아 알프스 산마을 ‘그라나’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마을의 유일한 아이 ‘브루노’(알렉산드로 보르기)를 만나고, 동갑인 둘은 곧 친해진다. 자연 속에서 즐겁게 보내던 어느 해, 피에트로의 아버지와 함께 떠난 빙하 탐험 여행은 두 친구의 마음속에 어떤 의미의 각인을 남긴다.
친형제 같던 두 소년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소원한 관계가 된다. 이런 두 사람을 다시 연결한 건 아버지다. 아들인 자기보다 친구와 더 닮았던 아버지였다. 도시에 살지만, 항상 산을 그리워했던 아버지와 ‘산사람’이 되려 한 친구는 어쩌면 영혼의 동반자였는지도 모른다. 피에트로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여덟 개의 산>은 언뜻 보면 광활한 알프스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두 친구의 성장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우정, 가족, 사랑, 삶 등 여러 층위를 쌓으면서 ‘인생’으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유년기를 지나 청년기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재회한 후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둘의 우정의 시계까지. 영화는 인생이라는 커다란 우주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탐구해 나간 이들의 여정을 산, 하늘, 호수, 눈, 빙하 속에 아로새겨 넣었다. 산에 오롯이 속하기를 원하는 브루노와 자아를 찾아 끊임없이 바깥세상을 여행하는 피에르토, 영화는 방향은 다르나 지향점은 닮았던 소울메이트 두 친구를 통해 결국에는 당신의 삶은 어떠냐고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제75회 칸영화제(2022) 심사위원상 수상작으로 부부 관계인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 더미르히가 공동으로 연출을 맡았다.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파올로 코녜티가 2016년에 쓴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 낸 동명의 첫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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