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김서형, 양재성, 안소요
장르: 범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0분
개봉: 7월 26일
간단평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문정’(김서형)은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하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화옥’(신연숙)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화옥’은 결국 죽음에 이른다.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한다. ‘문정’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태강’(양재성)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비닐하우스>는 소년 범죄자의 어머니이자 치매 노인의 딸, 그리고 요양사까지 돌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정’이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리고 영화는 집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던 ‘문정’이 자신의 뺨을 가혹하게 내려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도입부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예측불허의 흐름으로 전개된다. 아들과 지낼 방 한 칸 마련하는 게 일생의 목표인 ‘문정’ 앞에 펼쳐진 절묘한 우연은 범죄가 되고, 비참한 현실은 스릴러가 되어 숨통을 조이는 긴장감과 함께 씁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직조된 상황이 아니라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연처럼 느껴져서다.
허름한 행색과 생기 없는 눈을 한 김서형에게서 드라마 < SKY 캐슬 >이나 <마인>에서 봤던 카리스마는 찾아볼 수 없다. 최근 넷플릭스 <더 글로리> ‘경란’ 역으로 얼굴을 알린 안소요는 지적 장애를 앓는 듯한 ‘순남’으로 분했다. ‘문정’에 대한 동경이 분노로 변해가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연기해 전작의 이미지를 까맣게 잊게 만든다. 이솔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상, 왓챠상, 오로라미디어상 3관왕에 올랐다.
2023년 7월 26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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