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선동열, 정아미, 김유미, 장태훈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3월 08일
간단평
30년 넘게 남편 ‘동혁’(선동열)과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아내 ‘연희’(정아미). 국악인으로 전국을 떠돌며 음악에 매진해왔지만 정작 가정에는 소홀했던 ‘동혁’은 아내의 부탁에 고향에 정착하기로 한다. 행복한 전원 생활도 잠시, ‘동혁’은 ‘연희’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 사회가 본격적으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섬망, 치매 등을 비롯해 다양한 노인질환들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트릭>(2016), <해피투게더>(2018) 이창열 감독의 신작 <그대 어이가리> 또한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다. 영화는 예고 없이 찾아온 병으로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잃는 ‘연희’와 가족들의 마지막 순간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몰입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그대 어이가리>는 가족간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따르면서도 민요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차용해 차별화를 꾀한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구슬픈 민요 가락은 인물의 속마음을 구태여 긴 대사로 풀어 말하지 않아도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한다. 특히 국악인 ‘동혁’ 역에 집안 대대로 소리를 해오고 명창 신영희 선생과 진도 씻김굿 보유자 박병천 선생에게 음악을 배운 배우 선동열을 캐스팅한 것이 신의 한 수. 우리 고유의 ‘한’의 정서를 연기와 노래로 탁월하게 표현해낸다. 함께 호흡을 맞춘 ‘연희’ 역의 정아미 역시 40여년간 200편이 넘는 연극 무대에 오른 베테랑 배우인 만큼 죽음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어하는 ‘연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로스엔젤레스 인디 영화제, 샌디에고 예술 영화제, 로테르담 독립영화제 등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석권했다.
2023년 3월 8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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