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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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배우와 모험적인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신인 배우와의 작업은 너무 유혹적이라 멈출 수 없다. 자체로 고유한 모습이 있고 빛나는 순간이 있다”라고 15일(화)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썸바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정지우 감독이 작업 소감을 밝혔다.
<썸바디>(제작: 비욘드제이)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해피 엔드>, <은교>, <4등>, <유열의 음악 앨범> 등 장르는 넘나들며 작품을 선보여온 정지우 감독이 연출한 첫 시리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인간의 내밀한 욕망과 과학기술의 발달이 초래한 현대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결합한 <썸바디>의 각본은 정지우 감독과 한지완 작가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그간 환한 미소와 소년미 넘치는 얼굴로 사랑받은 김영광은 썸바디를 매개로 희생을 찾는 연쇄 살인범 ‘성윤오’로 분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그는 “건축사무소에 다니는 약간은 뒤틀린 욕망을 지닌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처음에는 윤오라는 인물에 어떤 컨셉을 넣을지 고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덜어내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준비 과정을 말했다.
이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부담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기뻤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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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를 만든 천재 개발자 ‘김섬’역의 신예 강해림은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낙점됐다. 정 감독은 “자기 모습을 완전히 고유하게 유지하고 있는 배우를 원했고, 강해림 배우가 딱 그 모습이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강해림은 “섬은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인물이다. 섬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에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데 그게 윤오다”라고 설명했다. “대본에 나온 섬의 특이한 행동에 아주 공감되고, 이해됐다”고 캐릭터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섬’의 유일한 친구이자 사이버 수사대 소속 경찰 ‘기은’역의 김수연은 “그녀가 매우 씩씩한 친구라 놀랐고, 어디에 내놔도 잘 살아남을 것 같은 면이 나와 닮아서 더욱 끌렸다”고 소개했다. 하반신 마비 연기에 대해서는 “기은의 마음속 욕망이 그대로 보이면서도 관객이 불편하지 않는 지점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집에서도 타고 있고, 가까운 거리는 타고 나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개봉한 영화 <둠둠>의 주인공으로 관객을 찾은 김용지는 섬과 기은의 친구로 무속인 ‘임목원’을 연기한다. 그는 “무속인의 삶은 상상과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 이해해야 했다.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고, 너무 뻔하지 않게 표현하고 싶어서 캐릭터를 찾아가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스릴러라는 외피 아래를 깊게 파고들어가면 기괴한 멜로라 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누구나 난처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을 가지고 있지만, 세 친구는 단지 그 모습이 좀 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남다르게 다가갈 수 있다”며 “마냥 따뜻하고 행복한 관계가 아닌 좋기도 나쁘기도 한 일상적인 관계성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빛나는 신인 배우와 작업할 수 있어 기뻤다. 각각의 인물에 살을 붙이고 표현할 기회가 넉넉해서 인물이 무엇을 원하고 이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었다. 다만 400m 달리기를 하던 사람이 마라톤을 뛰려고 하니 중간에 낙오할 뻔한 순간이 없지는 않다”고 웃으며 시리즈 연출의 장점을 꼽았다.
올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된 <썸바디>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 공개된다.
사진제공_넷플릭스
2022년 11월 16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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