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알베르트 보쉬, 아이네트 주누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11월 3일
간단평
올해 2월 개최된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지난 2016년 장편 데뷔작 <프리다의 그해 여름>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데뷔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고야상 3관왕에 오른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카를라 시몬 감독에게 돌아갔다. 감독의 유년 시절 기억에서 출발한 <알카라스의 여름>은 알카라스에서 3대째 복숭아 농사를 짓는 ‘솔레’ 가족의 여름을 그린 영화로, 카탈루냐어로 된 영화 최초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 ‘솔레’ 가족은 여름을 맞아 복숭아를 수확하기 위해 모인다. 하지만 대기업은 무작정 복숭아를 헐값에 사들이려 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솔레’ 가족은 복숭아 나무를 뽑고 그 자리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겠다는 지주의 통보를 받는다.
일평생 복숭아 농장을 일궈온 할아버지, 농장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아빠와 고모들,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10대 자녀들과 말썽꾸러기 어린 아이들까지 영화는 ‘솔레’ 가족 3대와 복숭아 농장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농사라는 고전적 생산 방식의 의미를 되새긴다. 드넓은 땅을 메운 복숭아 밭과 그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 쨍한 스페인의 여름 햇살 같은 목가적인 배경과 함께 대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빼곡히 펼쳐진다. 표면적으로는 작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에 인구 고령화, 기후위기와 가뭄, 거대 자본의 유입, 중앙정부의 재정적 차별 등 카탈루냐의 복잡한 사정이 살짝씩 내비친다. 한 인물의 내면을 심도 깊게 따라가는 것이 아닌 수많은 인물 간의 이해 관계와 앙상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소 어수선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카를라 시몬 감독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전문 배우가 아닌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알베르트 보쉬 등 현지 출신의 일반인들을 기용했다.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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