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유호 쿠오스마넨
배우: 자코 라티, 우나 아이롤라, 에로 밀로노프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3분
개봉: 6월 2일
간단평
1960년 8월, ‘올리’(자코 라티)는 세계 복싱 챔피언십을 앞두고 특훈에 들어간다. 헬싱키의 코치 집에 머물며 시합을 준비하기로 한 올리. 혼자가 아닌 ‘라이야’(우나 아이롤라)와 동행한 올리를 보고 코치는 내심 탐탁지 않지만, 내색하지는 않는다.
1960년대 핀란드, 흑백화면, 생소한 배우와 언어 등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은 첫인상이 매우 이질적이고 낯선 작품이다. 제빵사 출신으로 핀란드에서는 국민 복서인 ‘올리 마키’라지만, 현실적으로 지명도가 체감되지 않는 인물인데다 현재와 시간적 간격도 커서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지켜보게 한다. 게다가 사전 정보 제공이나 설명도 매우 인색한 편이다. 인물들의 대사에서 (이해에) 도움될 단서를 캐치할 뿐이다. 의도적으로 연출된 과거의 재현이 아닌 진짜로 60년대 만들어진 고전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인데, 이는 단지 흑백으로 촬영해서가 아니라 영화가 지닌 톤앤 매너를 비롯해 지극히 고전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덕분이다. 세계 챔피언이라는 중대한 도전을 눈앞에 둔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흔한 스킨십과 밀당, 가벼운 고백 없이 담아낸 연출은 담백하고 요즘의 영화와 확실한 차별점을 확보한다.
출발선의 연인이라면 올리의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지 함께 지켜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음미할수록 맛이 더할, 슬며시 미소짓게 할 색다른 영화다. ‘올리 마키’와 그의 아내 ‘라이야’의 실제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1960년 ~ 70대 뉴스에서 사용됐던 16mm 흑백 필름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밀주업자>(2017), <6번 칸>(2021) 등의 핀란드 출신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2016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대상을 받았다.
2022년 5월 31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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