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나이안 곤잘레스 노르빈드, 디에고 보네타, 다리오 야즈벡 베르날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86분
개봉: 11월 11일
간단평
성난 군중은 초록색 페인트를 곳곳에 투척하고, 부상당한 사람들은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멕시코 국기를 구성하는 초록색과 붉은색을 활용한 강렬한 대비로 시선을 사로잡는 <뉴 오더>는 동시에 그 색에 내포된 독립과 통합의 가치가 현재에도 과연 유효한지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결혼 피로연이 한창인 무장 경호원이 지키는 호화 저택. 붉은 정장을 차려입은 신부 ‘마리안’(나이안 곤잘레스 노르빈드)은 하객들 사이를 누비며 인사를 나누던 중 뜻밖의 방문을 받는다. 과거 집안에서 일했던 유모가 돈이 없어 병원을 못 가고 있다고 그 남편이 돈을 빌리려 온 것이다. 곧 결혼식이 시작하는 데다 시위대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는 상황이지만, 마리안은 유모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뉴 오더>는 멕시코의 가상 시간대를 무대로 빈부 격차의 심화와 이로 인한 계급 갈등의 격화가 초래할 디스토피아에 대해 경고를 던지는 작품이다. 기사, 가정부, 도우미 등 혼혈 하류층이 백인 상류층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시위로 혼돈에 빠진 사회를 군대는 철저한 폭력과 통제로 진압한다. 자기의 결혼식을 뒤로하고 인정을 베풀고자 했던 마리안이나 마리안을 선한 의지로 지키려 했던 가정부와 그 아들은 모두 ‘뉴 오더’에 부합되지 않는 인물들. 영화는 선과 악의 구분없이 응징하고, 그 과정에서 강간과 고문 등을 직·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시종일관 포악한 공포를 조성한다. 불평등 이슈가 초래할 야만적이고 어두운 미래에 대한 경종을 넘어 한편으론 폭력의 전시에 과몰입한 인상마저 드는 대목이다.
2020년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애프터 루시아>(2012) <에이프릴의 딸>(2017)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과 심사위원상을, <크로닉>(2015)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은 <로마> 알폰소 구아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기예르모 델 토로, <버드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까지 멕시코 영화계 3인방을 잇는 차세대 주자다.
2021년 11월 1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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