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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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꽃>(제작: 블루버드픽처스) 언론시사회가 19일(화) 오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승준 감독과 김련희 출연자가 상영 전 간단한 무대인사를 전했고, 상영 후에는 사전 녹화한 Q&A 영상을 통해 영화 관련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림자꽃>은 타의로 남한에 온 후 10년 동안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김련희씨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최초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된 이승준 감독의 신작으로 2015년 8월에 시작해 2019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평양에 살던 김련희씨는 의사 남편과 딸을 둔 가정주부로 2011년 간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의 친척집에 갔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오게 된다. 대한민국 입국 직후 북한 송환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첩기소와 보호관찰 대상자가 됐다.
이승준 감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인터뷰하는 김련희씨를 뉴스에서 본 것이 영화를 만든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얼굴을 가리지 않은 점이 낯설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문제를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해외영화제를 가면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대부분 북한 내부에 들어가 촬영한 작품이라 부러운 한편 하나의 방향만으로 그려내는 점이 불편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북한을 다루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북한의 현실에 접근하는 통로가 막혀 있는 현실에서 김련희씨는 내가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북한의 정체성을 지난 사람”이라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거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는 우리와 너희는 다르니까 틀렸다는 식의 전개를 해왔다면, 나는 서로의 비슷한 점을 찾아보고자 했고 이를 위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일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방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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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씨는 “이 감독님으로부터 연락받았을 때가 남쪽에 온 지 4년째 되던 시기로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모든 사람이 나를 나쁘게만 바라본다는 생각에 스스로 고립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또 인터뷰가 나간 후 많은 악플이 달려 매우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한에 3만여 명의 탈북자가 있다면서 그들은 대부분 북한의 고난의 행군시기 배가 고파서나 범죄를 저지른 후 도망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남한에서 살고자 탈북한 사람들이나 “나는 단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지, 한 번도 여기서 살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림자꽃> 속에는 북한에 있는 김련희씨 가족이 두 세 번 등장한다. 남편과 딸이 함께 식사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등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런 북한 촬영에 대해 이 감독은 “핀란드 출신 카메라맨 겸 감독인 친구가 있어 대신 부탁했다. 촬영 허락을 받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렸고 그 친구가 2016년 겨울과 2017년 10월에 북한을 방문해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련희씨는 “하나만 묻고 싶다. 당신의 딸이 다른 나라에 있다면 잊고 살 수 있겠는가”라며 “처음에는 남쪽이라면 다 싫었다. 하지만 11년이 흐르니 남쪽 또한 하나의 고향같이 느껴진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혈육 같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북한에 돌아가서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딸과 함께 살고싶다”고 강하게 희망했다.
이 감독은 “예고편에도 악플이 많더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또 의견이 바뀌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비판은 얼마든지 환영이다. 다만 언어를 포함해 폭력적인 형태가 아니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어느 체제를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다름에 대해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물론 젊은 세대가 봤으면 한다. 젊은 세대는 선입견이 덜하고, 향후 남북관계의 해결은 젊은 세대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10월 27일 개봉한다. 12세이상관람가이다.
● 한마디
매끄러움 짜임새 안에 호소력 짙은 사연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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