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영화제 2회 수상의 빛나는 연기력을 가진 조디 포스터와 <에이리언3>, <세븐> 등의 작품으로 독특한 영상세계를 선보였던 데이빗 핀처 감독이 손을 잡았다. 바로 오는 21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패닉 룸>이 그 주인공이다.
남편을 젊은 모델에게 빼앗긴 멕(조디 포스터)은 딸과 함께 맨하탄에 위치한 4층 건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 집에는 위험을 대비한 패닉룸이 있었고 패닉룸에 매력을 느낀 멕은 집의 구입을 결정한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멕은 딸과 함께 새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우연치 않게 그 집에 3인조 강도가 무언가를 찾기 위해 침입을 시도한다.
얼떨결에 패닉룸에 갇힌 멕과 그녀의 딸은 공간에서의 탈출을 위해 발버둥 치고 가장 바로 그 패닉룸에 목적을 두고 있는 강도는 어떻게 해서든 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바로 이러한 대립구도를 통해 긴장감이 유발되고 사건은 다양한 에피소드의 결합으로 진행된다. 안과 밖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나가려는 이들과 들어가려 자는 자들의 싸움이라는 구분은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기본적인고 클래식한 방법으로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는 물질적인 공포 외에 이혼의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린 멕의 심리적인 갈등이 더해지면서 상황의 전개가 극으로 치닫게 된다.
영화의 매력은 바로 극한 상황에서 강한 모성과 지혜를 발휘하는 조디 포스터의 연기에서 비롯되기도 하는데, 임신 사실도 모른 채 촬영을 감행했던 조디 포스터는 목소리 톤에서부터 눈빛의 떨림과 어쩌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는 표정연기를 통해 두려움과 공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두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는 것은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의 연기력 그리고 여타 스탭들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았나 하는 것을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음악과 조명 그리고 미장센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영화의 주변 요소들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한다. 진정 어두운 조명과 음산한 영화음악 만으로도 완벽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는 다리우스 콘쥐, 하워드 쇼어 등 일류 스탭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패닉 룸'이란 예상치 못한 위험이 닥쳤을 때 몸을 피하기 위한 난공불락의 공간을 뜻하며 영화 속의 그것은 4겹의 콘크리트와 철벽으로 둘러 쌓여 외부와 격리된 안전한 공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