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안토니 바르게즈, 사부몬 압두사마드, 쳄반 비노드 조제, 산티 발라찬드란
장르: 액션,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3분
개봉: 8월 5일
간단평
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들자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평화롭던 마을은 탈출한 물소를 제압하려는 남자들로 인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똑딱거리는 시계소리, 초침 소리에 맞춰 빠르게 교차되는 북적거리는 마을의 모습. 언뜻 평화로워 보이지만 아내에게 손을 휘두르는 남자, 권력과 힘에 의한 위계, 성욕, 물욕, 질투와 복수 등 다양한 욕망과 폭력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휘어잡는 <잘리카투>는 남인도의 밀림을 배경으로 한다. 그저 지나가는 해프닝으로만 여겨졌던 물소 추격전은 당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인간 대 인간의 싸움으로 번진다. 평소 서로를 시기 질투하던 이들이 맞부딪히고, 동네 무뢰배들과 구경꾼들이 합류하며 혼란은 점차 가속화된다. 영화의 후반부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물소도, 인간도 모두 미쳐 날뛴다. 폭력적이고 원초적인 인간의 본능과 폭주하는 광기의 에너지가 들끓는다.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이국적인 음악과 역동적인 추격 시퀀스는 기이한 흥분을 이끌어내고, CG 없이 실제로 엑스트라 천여명이 동원됐다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여기에 방점을 찍는다.
<아멘>(2013), <앙가말리 다이어리>(2017), <이.마.야우>(2018) 등을 연출한 인도의 리조 호세 펠리세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액션 스릴러에 철학적인 질문을 녹여낸 인도 영화다. S. 하리쉬의 단편 소설 ‘마오주의자’가 원작으로, 필리세리 감독은 “원작은 내면에 스릴러를 숨기고 있는 풍자 소설이다. 영화를 통해 두 가지 모두를 탐구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제목인 ‘잘리카투’는 참가자들이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 인도의 전통 스포츠를 뜻한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상영작이다.
2021년 8월 4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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