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이달 21일(금) 공개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시작이다. 오프닝에서는 라스베이거스가 좀비들에게 점령당하는 과정을 신나는 팝송을 곁들여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보여준다. 피와 내장이 터지고, 팔다리가 사방팔방으로 굴러다니는 모습이 가감 없이 드러나며 단박에 흥분을 끌어올린다. 영화는 노래 한 곡이 시작되고 끝나는 짧은 시간동안 시청자들의 눈길을 성공적으로 사로잡는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이 지점에서부터 본격적인 하이스트 영화로 접어든다. ‘워드’는 금고 전문가, 파일럿, 길잡이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인 팀원들을 모아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캐릭터 간의 딱딱 맞아떨어지는 합과 각 인물의 매력이 중요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최정예로 구성됐다는 조직은 허술하기만 하다. 머릿수는 많은데 딱히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 같지도 않고, 눈에 띄는 매력도 없으니 하나하나 얼굴을 기억하는 것조차 어렵다.
그들에게 닥치는 위기 또한 밋밋하기 그지없다. 어김없이 민폐 캐릭터가 등장해 좀비들을 자극하고 ‘워드’ 팀은 폭탄과 총으로 이를 단번에 진압한다. 현대의 기술로는 공략불가라는 금고는 너무나 손쉽게 털려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한마디로 하이스트 영화로서의 매력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랜드 오브 데드>(2005),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2007) 등을 통해 수차례 지능형 좀비를 만나본 지금,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좀비 사회가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으며 그 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이 와중에 ‘워드’의 진부한 신파까지 스토리의 발목을 잡는다. 아내를 잃은 슬픔, 그로 인한 딸과의 오해와 갈등, 목숨을 바쳐 딸을 지켜내는 모습 등 ‘워드’는 낡은 클리셰를 착실히 밟아간다. ‘워드’ 역의 데이브 바티스타가 기대 이상으로 복잡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내지만, 그 이상의 감흥은 가지기 어렵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분명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냈다. 액션은 미끈하고, 화면은 감각적이며 동시에 빠른 비트의 음악이 쫀쫀하게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사운드와 비주얼로 승부하는 액션 영화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대형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에 비해 모바일 혹은 모니터로 관람한다면 영화의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사진_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