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지루하고 따분할 때 있잖아. 좋아하는 스타라도 있으면 공연이라도 가볼 텐데...하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공연장가서 힘 뺄 생각하면 또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야. 그렇다고 매번 집에서만 죽치고 있자니 뭔가 허무하고 아쉬운 주말이 되기 마련이지. 그렇다면 공연장은 못가더라도 100분 동안 신나는 락음악을 들으면서 어깨를 흔들 수 있는 영화를 보는 걸로 대신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그럼 함께 3명의 걸밴드가 보여주는 화끈한 공연 [푸시캣 클럽] 보러가지 않을래?
‘리버데일’이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조시는 친구 발레리, 멜로디와 함께 ‘푸시캣(암코양이들)’이라는 3인조 걸밴드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렇게 힘들 때도 위로가 되어주는 남자친구 알란M을 조시는 맘속으로 좋아하고 있지.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신인 밴드를 찾던 음반사 매니저 와이엇의 눈에 띄어 스타로 데뷔하게 돼. 눈을 뜨고 보니 하루 아침에 엄청난 스타가 된 조시와 친구들. 그러나 모든 것은 대기업 메가레코드의 사장 피오나가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을 세뇌시키려는 음모에 의한 것이었지. 와이엇과 피오나의 음모로 인해 친구들은 물론 알란M과도 멀어지게 된 조시는 메가레코드의 음모에 맞서 친구들과 팬들을 지키려고 해.
영화는 거대 음반사의 음모를 통해서 맹목적으로 유행만 쫒아가는 청소년들과 그 유행을 조장하는 대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횡포를 날카롭게 조롱하고 있어. 대중을 위한 스타 만들기 시스템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은 껍데기뿐인 스타들, 기획사에 의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작된 이미지로 만들어진 모습이지. 그리고 매스컴은 어린 청소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의 우상인 스타를 이용하는 일은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야. [푸시캣 클럽]은 독특한 유머와 재치로 이런 음악산업과 스타들, 그리고 허실을 믿고 열광하는 청소년들을 풍자하면서 웃음과 함께 되새길 문제점을 던져 주고 있어.
[푸시캣 클럽]은 1963년에 만화책으로 출판되어서 큰 인기를 끌자 이에 힘입어 1970년에는 TV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었던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야. 제니퍼 러브 휴이트의 청춘 코미디 영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Can’t Hardly Wait)를 만든 데보라 카플란과 헤리 엘폰드 감독이 다시 뭉쳐 청춘들의 기쁨과 슬픔,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음악과 패션을 통해 잘 버무려 놓았지. 60년대 젊음의 상징인 락음악이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역사가 바탕이 되어서가 아닐까.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도 등장하여 노래를 불렀던 그룹 Letter's to Cleo의 리드 싱어 Kay Hanley가 조시의 목소리를 대신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보이스로 흥겹고 발랄한 노래들을 들려주지. 메인 테마곡인 ‘Three Small Words’ 나 ‘Pretend to be Nice’, ‘Spin Around’ 들은 정말 영화속의 노래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신나고 감칠맛나는 곡이야.
영화 속의 재미는 음악과 패션뿐만이 아니야. [아메리칸 파이]에서 마음넓은 지미의 아빠로 나온 유진 레비가 영화속의 영화에 깜짝 등장하고 [난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깜찍하게 패러디한 장면도 나오니 눈여겨 보길 바래. 또, 발레리와 멜로디를 죽이려는 쇼프로그램 진행자 카슨 데일리는 실제로도 유명한 쇼 진행자로서 멜로디 역의 타라 레이드와 약혼한 사이야. 영화 속에서 둘의 대사가 심상치가 않은 이유가 있었지? 아~눈도 귀도 즐거운 영화, 이런 영화가 있어서 나의 주말은 지루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