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영특한 괴짜 천재 어린이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인기 캐릭터이다. 전통적인 명랑 만화 2등신 주인공 지미 뉴트론 또한 그 부류. 머리 크기와 뇌 용적은 비례하는 것일까, 지미의 부담스런 머리 속에서는 품파품파 기발한 생각들이 튀어나온다. 그러나 완벽한 아이에게는 정이 가지 않는 법. 거듭되는 지미의 실수는 웃음 유발 장치로도, 친근한 캐릭터 설정 장치로도 두루두루 사용된다.
영화는 현실과 공상을 섞어 친숙한 동시에 낯선 시공간을 창조해낸다. 아이들의 주무대인 학교와 가정의 모습은 현실 속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 속 아이들은 남/여로 갈라져 괜히 툭탁거리고 부모님의 잔소리를 귀찮아한다. 이렇게 익숙한 바탕에 알록달록한 공상을 가미함으로써 [지미 뉴트론]의 색채는 완성된다. '헤어 스타일 바꿔주는 기계', '옷 입혀주는 기계', '몸의 사이즈를 축소/확대하는 기계' '로봇강아지' 등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쉴새없이 배치해둔 것. 따라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란한 시각적 디테일을 자랑한다.
이야기의 전개 또한 이런 저런 '고전'을 차용한 혐의가 짙다. 한꺼번에 어른들이 사라진다는 설정은 영락없는 '아이들만의 도시'이며 몸이 줄어든 선생님은 [애들이 줄었어요]에서, 우주 장면은 '스타트랙' 류의 공상과학영화에서 따온 듯 하다. 부모님 구출 과정 또한 싱겁고 식상한 '영웅담 형식'을 따른다. 이러한 플롯에서 긴장감이 느껴질리 만무하니, 아무리 영화의 전개가 빠르고 영상이 화려해도 지루할 뿐이다.
결론은 '가족의 소중함' 정도로 마무리되지만, 사실 그것을 주제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감이 있다. 영화는 내용보다는 치장에만 신경을 쏟기 때문이다. 게다가 짜집기된 눈요기들도 그 기술적 요란함에 비해 내실이 떨어진다. 따라서 [지미 뉴트론]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만한 수준의 작품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