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하트넷이 40일동안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다. 무슨 얘기냐고? 바로 영화 <40데이즈 40나이트>의 이야기이다. <40데이즈 40나이트>는 잘나가는 청춘들의 섹스 코미디 영화이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아메리칸 파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같은 영화들이 단번에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콘돔과 페니스, 정액에 대한 이야기들이 판을 친다는 점이다. 그러나 <40데이즈 40나이트>는 섹스 코미디 영화도 저질스럽지 않게 웃길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점이 톡톡히 엿보인다.
잘 생기고 쾌활한 웹 디자이너 매튜는 애인이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하기 위해 그를 차버리자 절망에 빠진다. 게다가 애인의 결혼 소식을 들은 그는 부활절에 앞서 40일간의 금욕생활을 하는 사순절에서 힌트를 얻어 40일동안 섹스없이 지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금욕을 선언한 바로 그날 저녁, 매튜는 우연히 들른 빨래방에서 꿈꿔오던 이상형, 에리카를 만난다. 한술 더 떠 회사 동료들은 인터넷에 그의 섹스일 맞추기 도박게임을 만들고 공개적으로 내기를 시작한다. 금욕결심이 흔들리는 매튜, 내기를 위해 그를 유혹하는 여자 동료들과 에리카에 대한 욕망 속에서 무사히 40일을 보낼 수 있을까?
매튜가 여직원들의 육탄 공세에 시달리는 모습은 뒤바뀐 성역할에 대한 신선한 웃음을 주고 그와 자고 싶지만 그가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에리카 역시 '성(sex)'이 남성들만의 것이 아니라 여성들 역시 주체가 될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진리를 반복한다. 영화의 농담 속에 숨겨진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섹스를 포기하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오로지 섹스만을 생각하게 되는 매튜의 모습은 인간의 본능, 특히 성욕의 지나친 억제가 만들어내는 역효과에 대해서 가볍게 꼬집고 넘어간다. 특히 성직자인 매튜의 형 역시 성욕 때문에 결국은 성직자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겠다고 고백하는 모습은 인간의 성생활이 단지 유흥만을 위한 은밀한 것이 아닌, 인간다울 수 있기 위한 삶의 필수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감독은 약간은 억지스러우면서도 코믹스럽게 관객들을 설득한다.
성에 관한 농담뿐이지만 깔끔한 영화, 화장실 유머에 질려버린 관객들이라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40데이즈 40나이트>.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와 깊이있는 관계(!)가 되고 싶지만 그 혹은 그녀가 거절할 때? 같이 손잡고 이 영화를 보라. 결과는 둘 중에 하나다. 그가 당신 품으로 폭 안기던가, 아니면 뺨때리고 영영 이별을 고하던가. 애인이 떠나버릴까 두려하는 당신이라면 <40데이즈 40나이트>가 우리에게 그런 것처럼 아직은 시기상조이니 적당한 선에서 만족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