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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선악의 경계 (오락성 6 작품성 7)
소리도 없이 |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홍의정
배우: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
장르: 범죄,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9분
개봉: 10월 15일

간단평
말이 없고 사람을 대하는 데 서툰 ‘태인’(유아인)과 신앙심 깊은 ‘창복(‘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를 처리하는 ‘청소부’다. 계란장사와 청소부 일을 병행하면서 근면하게 살아가던 두 사람은 조직에서 유괴한 11살 ‘초희’(문승아)를 맡으며 계획에 없던 유괴범 신세가 된다. 여느 때처럼 모든 일이 문제없이 마무리될 줄 알았지만 의뢰인이 갑작스럽게 죽어버리고,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소리도 없이>는 사회가 정의한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과 아동 유괴, 살인 등 어두운 소재를 다룬 범죄드라마다. 극 중 다리를 절고 타인과 소통을 거부하는 ‘창복’과 ‘태인’의 상황과 감정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을 단순히 악랄한 범죄자라고 판단 내리기 어려워진다. 유괴된 아이를 맡으며 의도치 않게 얽히게 되는 모든 인물과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선악의 판단을 유보한 채 삶을 살아가는 무감각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려고 했다.”는 홍의정 감독의 기획의도가 성공적으로 구현된 셈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극대화하기 위해 감독은 독특한 미장센과 일상적인 톤을 선택했다. 연출과 스토리 전반을 지배하는 부조화가 신선하지만 보편적인 상업영화에 비해 실험적인 색채가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종교에 의존하는 ‘창복’ 역의 유재명과 대사 하나 없이 ‘태인’의 복잡한 심경과 성장을 묘사하는 유아인의 연기는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더불어 이들과 기묘한 관계를 형성하는 ‘초희’ 역의 아역배우 문승아는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친다. 속내를 가늠하기 어려운 그의 모호한 표정과 생존을 위해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는 기이한 성숙함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SF 단편 <서식지>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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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을 위해 15kg나 증량하고 고릴라를 참고했다는 유아인의 새로운 변신 궁금하다면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와 <비밀의 숲>으로 탄탄한 팬덤 구축한 유재명, 믿고 보는 그의 연기 기대된다면
-머리 비우고 볼 만한 영화 기대했다면 다소 철학적인 주제와 강한 실험적 색채에 놀랄지도
-상황과 맥락 떠나 범죄는 곧 악행이라고 믿는다면,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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