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아라타 마켄유, 키타무라 타쿠미, 쿠보타 사유
장르: 로맨스, 판타지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4분
개봉: 10월 14일
간단평
취업 면접에서 솔직하게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말하는 ‘소타’(키타무라 타쿠미). 주목받는 것이 무엇보다 싫은, 진심으로 ‘혼자’ 인 것을 즐기는 인물이다.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가성비가 떨어져서 내키지 않는다고 말하는 찐 인싸다. 반면 오래된 카세트플레이어를 매개로 그와 엮이게 된 ‘아키’는 ‘열리지 않는 문은 없다’는 긍정 에너지와 뛰어난 언변으로 무장한 타고난 아싸다. 여친 ‘카나’(쿠보타 사유)를 비롯해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잘나가던 중 1년 전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았다.
<안녕까지 30분>은 카세트테이프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소타’의 몸에 ‘아키’의 영혼이 들어온다는, 익숙한 설정의 타임리미티드 판타지이다. 테이프가 돌아가는 30분 동안, ‘아키’는 죽음으로 인해 끝내지 못한 일을 해야만 한다. 뼈대만 보자면 뻔한 시간 판타지 영화가 예상되지만, 영화는 판타지의 외피를 쓴 성장 영화에 가깝다. ‘아키’는 ‘소타’의 몸을 빌려 못다 한 일, 즉 슬픔에 빠진 여친을 챙기고 뿔뿔이 흩어져 음악과 멀어진 밴드 멤버를 다시 한자리에 모아 목표로 했던 페스티벌에 참가하려 한다. 시간 제약 탓에 아키와 소타의 영혼은 번갈아 ‘소타’의 몸을 한 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소타’는 숨겨왔던 음악에의 열정과 재능을 드러내게 된다. 자신의 눈에만 보이고, 가끔 몸을 빌려 쓰는 ‘아키’ 덕분에 ‘소타’는 혼자만의 세계에서 걸어 나와 바깥세상을 향해 손짓하게 된다. ‘아키’로 분한 아라타 마켄유의 상큼한 미소와 ‘소타’역의 키타무라 타쿠미의 빼어난 음색이 영화의 무드를 한층 끌어올리고, 성급하지 않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차분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