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의 반이 지났네. 휴~시간 참 빠르다. 그치? 특히 이번에 학교 들어가서 정신없는 새내기들은 더 할거야. 입학하자마자 선배들과 동아리들, 새로운 환경에 취해서 어떻게 시간가는 줄도 모르잖아. 그러다가 맘에 드는 선배라도 생기면~ 우와 정말 즐겁겠지?그래서인가? 이맘때쯤 벚꽃이 날리던 우리 학교 교정이 그리워지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어. 바로 이와이 슈운지의 [4월 이야기]. 마쯔 다카코가 대학에 처음 입학한 우즈키로 청순한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지. 개봉했을 때 '오갱끼데쓰가'의 [러브레터] 만큼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놓치기는 아까운 아름다움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야.
홋카이도에 사는 '니레노 우즈키'는 도쿄 근교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여 근처 '무사시노'라는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 도쿄까지 온 이유는 그녀가 짝사랑하는 야마자키 선배가 '무사시노'에 있기 때문이야. 새로운 학교, 새로운 집에서 낮선 친구와 이웃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우즈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배가 일하는 서점을 찾아가 책을 사기도 하지만 선배는 우즈키를 알아보지 못하지. 그러던 어느 날, 선배는 우즈키를 알아보고, 마침 내리는 비에 그녀에게 우산을 빌려주지.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거야.
4월의 바람속으로 날리는 벚꽃들, 전통의상을 입고 결혼하는 신부의 행렬, 파란 하늘을 가르는 낚시줄, 바람에 날리는 옷깃, 널게 펼쳐진 푸른 풀밭, 쏟아지는 빗속의 빨간 우산….[4월 이야기]에는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들이 하나둘 펼쳐져 있어. 게다가 음악 또한 빼놓을 수 없지. 특히 '四月의 피아노'와 '봄의 온도' 같은 곡들은 두고 두고 듣고 싶을 정도로 잔잔하지만 힘있게 귀를 사로잡아. 거기다 때맞춰 흐르는 '헝가리 무곡 제5번'까지, 아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야.
뮤직 비디오 같은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 [4월 이야기]는 좀 허무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빨리 끝나기도 하지만 그래서 부담이 없는 영화인 것 같아. 그냥 소파에 누워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잔잔해지면서 나의 짝사랑, 나의 새내기 시절을 떠올려보게 되거든. 고등학교 시절에 우즈키가 야마자키 선배의 사물함에 있는 명찰을 빼가는 장면 있잖아. 그런 행동들 아마 짝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거야.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 무언가를 갖고 싶은 소망. [4월 이야기]는 이렇게 우리가 한번쯤 가졌었던 짝사랑에 대한 추억을 일깨워주지.
이와이 슈운지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꼼꼼히 만들기로 유명한데, [4월 이야기]에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있어. 영화속에서 우즈키는 극장에 가서 혼자 사무라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이 영화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4월 이야기]를 위해 직접 제작했대. '무사시노'와 발음이 같은 '무사' 영화를 통해서 그녀가 동경하는 야마자키 선배가 있는 '무사시노'에 대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해. 이런 걸 보면 그냥 편안하게 스쳐가는 장면들을 위해 감독의 숨은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아.
"내가 대학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은 기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사랑의 기적이라고 하고 싶다." 영화속에서 우즈키는 이렇게 말하지. 누구나에게 '사랑'은 기적을 만들어 내는 힘을 주는 가장 아름답고 강한 마음일꺼야. 특히 4월은 그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달이라고 여겨지는 [4월 이야기]를 보고 나니까 나도 왠지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거 같아. 나한테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