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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과 걷는 소녀의 300km의 순례길 (오락성 5 작품성 5)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이종은
배우: 박재한, 김다희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99분
개봉: 3월 19일

간단평
1급 시각장애인으로 사물의 어렴풋한 형상만 볼 수 있는 50대 중년 여성 ‘재한’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광장에서 10여 년 동안 갈고 닦아 온 플라멩코 춤을 추는 게 목표다. 비인가 대안학교를 다니며 이런저런 고민이 많던 18살 소녀 ‘다희’는 기꺼이 ‘재한’의 여정에 동참해 그의 눈이 되어주기로 한다. 두 사람은 프랑스 생장 피에드포르에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광장까지 300km가량의 순례길을 약 한 달 동안 함께 걷는다.

예상한 것처럼 나이도, 경험도, 생각도 다른 두 사람의 동행은 썩 즐겁지만은 않다. 기쁨도 불만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재한’과 달리 영어를 하지 못하는 상태로 오롯이 여정을 책임져야 하는 ‘다희’는 입을 닫아 간다. 광활한 순례길을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유려한 드론 영상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성욱의 곡을 입힌 신을 볼 때면 ‘따라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두 주인공의 쉽지 않은 관계를 들여다볼수록 관객의 한숨도 깊어진다.

영화는 과묵한 ‘다희’의 이야기까지 깊이 담아내지는 못한다. 몸이 성할 때 순례길 걷기에 도전하고 싶고, 시각 장애인은 춤출 수 없으리란 편견을 깨겠다는 ‘재한’의 또렷한 서사에 가려진 ‘다희’의 이야기가 궁금한 순간이 많지만, 대부분은 추정에 묻어둬야 한다. 시각장애인 걸음 보조기구를 뜻하는 제목의 ‘흰 지팡이’처럼 ‘다희’는 제 역할을 잘 해낼까? ‘재한’의 플라멩코는 낯 모르는 이들의 따듯한 박수를 끌어낼까? 다큐멘터리 <시인할매>(2018)를 연출한 이종은 감독의 신작이다.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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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무척 답답한 요즘, 걷고 싶다! 자타공인 ‘걷덕후’이자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버킷리스트에 올려뒀다면 관심 갈 만한 작품
-1급 시각장애인인 50대 중년 여성과 비인가 대안학교 다니는 18살 소녀, 두 사람이 3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사연 자못 궁금해진다면
-‘힐링 영상’도 ‘힐링 음악’도 좋지만… 반복되니 좀 단순하네~ 싫증이 빠른 당신
-불만 표현이 직설적인 ‘재한’과 그럴수록 과묵해지는 ‘다희’, 두 사람의 쉽지 않아 보이는 관계에 가슴 턱 하고 답답해질 것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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