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베를린>(2012) <지.아이.조 2>(2013) 등 국내외 굵직한 영화의 액션을 설계하고 <짝패>(2006)로 주연 배우를 맡기도 했던 정두홍 무술 감독이 8일(월)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난폭한 기록>(제작: 영화사 반딧불, 서울액션스쿨) 언론시사회에서 “유독 대한민국에만 액션 스타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두홍 무술 감독은 하원준 감독의 신작 액션 영화 <난폭한 기록>에서 특종을 쫓는 VJ ‘국환’(류덕환)과 함께 마약 두목을 추격하는 전직 형사 ‘기만’역을 맡았다.
극 중 건전지, 고무장갑, 통조림 뚜껑, 볼펜 등 평범한 소품을 활용한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정 무술 감독은 “<짝패>의 ‘태수’로 남고 싶었다. 연기를 못하고 대사에도 자신이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카메오 외에는 더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액션 영화를 만들어온 무술 감독으로서 우리나라에 액션 전문 배우라는 호칭을 받을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작은 영화지만, 액션 전문 배우를 키워내 해외에 이름을 떨치게 하자는 목표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에는 <레이드>(이코 우웨이스)가 있고, 태국에는 <옹박>(토니 자), 홍콩에는 견자단이 있다. 우리 관객들이 잘 알 만한 이들이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에만 그런 액션 스타가 없다. 마동석, 정우성, 이병헌, 강동원 전부 액션을 잘하지만 그들은 훈련을 해서 액션 영화를 찍는 연기파 배우이지, 액션 배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비트>(1997) <실미도>(2003) 등 유수 작품의 무술 감독으로 임한 그는 “여전히 우아한 액션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모든 걸 놓은 때가 있었다. 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건달 영화가 많이 나오다 보니 액션 영화에 사시미칼, 쇠파이프, 야구방망이 같은 게 자주 등장했다. 그 시절 무술 감독을 하면서 소위 현실감 있고 끈끈한 ‘개싸움’(막싸움)에 특화됐다. ‘마샬아트’를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화려한 홍콩 액션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과 평론가의 평이 좋을 때 우리 액션 영화는 욕을 많이 먹었다. 이제는 ‘개싸움’ 같은 액션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무술 감독은 “액션은 언어가 필요 없는 만국 공통 영화다. 우리나라 액션 영화가 전 세계에 많이 알려져 좀 더 큰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두홍, 류덕환 주연의 액션 영화 <난폭한 기록>은 7월 10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모든 종류의 기시감을 대번에 씹어먹을 만큼 압도적인 액션 배우, 그 배우의 마력을 빛내줄 작품, 그 작품을 뚝심 있게 밀어붙일 제작 투자까지… 정두홍 무술 감독의 말이 우리나라 액션 영화의 현실을 생각하게 하는 건 분명할 테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접할 관객에게는 작품 자체의 진부함이 먼저 눈에 띌 듯싶다. <옹박>과 <레이드>를 지향하는 건 멋진 일이지만, 결과물이 취지에 얼마만큼 부응하는지도 냉정하게 따져볼 문제다.
(오락성 4 작품성 5)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7월 9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