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민 노무현>(제작: 엠앤씨에프(M&CF)이 14일(화)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백재호 감독, 조은성 피디, 노무현재단 천호선 이사가 자리했다.
<시민 노무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2008년, 고향인 경상남도 김해의 봉하마을로 내려가 인근 화포천을 정비하고 친환경 오리농법을 도입하는 등 농촌 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유시민, 김경수, 천호선, 조기숙 등 참여정부 당시 관계자의 인터뷰가 다수 담겼다.
연출을 맡은 백재호 감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느낀 한계와 자신에 대한 반성을 기반 삼아 (봉하마을에서의 삶을) 시작했고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시민으로서 작은 일부터 실천했다. 이 영화는 그가 마지막까지 했던 일이 무엇이고 왜 그런 일을 했는지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백 감독은 “봉하 마을에서 1년을 지내며 4계절을 화면에 담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했지만 그 촬영분은 1%도 쓰지 못했다. 서거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퇴임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려던 일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연출 취지를 전했다.
영화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 개발한 행정업무 시스템 ‘이지원’(e知園) 기록 반출 논란, 비리 사건에 연루된 형 노건평 씨와 측근의 구속 및 검찰 소환으로 무거워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도 포함됐다.
백 감독은 “영화에 나오는 장면 대부분은 당시의 실제 모습”이라며 “요즘 극장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4:3 화면을 고집한 건 10년 전 당시를 지금이라도 바라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성 프로듀서는 “2016년 <무현, 두 도시 이야기>라는 최초의 노무현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는 작업실에 24시간 상주하며 외부인의 침입을 막고 여기저기에 하드디스크를 숨기면서 겁나는 생활을 했지만, 이번에는 긴장감 없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는 “<시민 노무현>은 노통의 생각과 철학을 담은 영화”라며 “손녀에게 옛날 시골을 보여주고 싶은 할아버지의 마음, 퇴임 대통령으로서 서울이나 수도권에 머물며 권력을 행사하는 대신 지방으로 돌아가 지역균형정책을 펼치려는 뜻, 자연으로 돌아가 시민으로 살고자 했던 의미가 모두 담겨있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천 이사는 “서거 10주년인 올해는 규모 있는 추도식을 열지만, 내년부터는 추모가 아닌 계승으로 분위기를 전환할 것”이라며 “참여정부 국정 운영에 관한 평가가 보수와 진보 공동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차분하게 임하겠다”고 이후 노무현재단의 행보를 언급했다.
<시민 노무현>은 5월 23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퇴임 후 봉하마을로 돌아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화포천 정비와 오리농법 도입에 관심을 보이며 시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꽤 신선하다. 다만 MB정부의 위기와 맞물려 시민이 아닌 ‘퇴임 정치인’으로 그가 사회에 소환될 때부터는, 익히 잘 아는 이야기의 반복이다.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기리는 후임자들의 긴말과 눈물이 과연 노무현이라는 콘텐츠 그 자체를 얼마나 잘 담아내고 있는가? 탄핵 정국 초반 개봉해 시기적 이점을 얻은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나, 노사모 열풍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박진감 있는 선거 중계 형식을 결합해 대중성을 확보한 <노무현입니다>(2017)에 비하면 전략적인 면에서도 확장성이 부족하다.
(오락성 5 작품성 5)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5월 15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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